“이게 바로 12억의 가치다” 강소휘·모마 42점 합작… 도로공사, 8년 만에 정규리그 1

여자 프로배구 판도가 마침내 김천 도로공사의 하늘로 물들었습니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현대건설의 끈질긴 추격에 숨이 막힐 듯한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도로공사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챔피언의 DNA’를 깨우며 8강 진출보다 값진 정규리그 1위 트로피를 거머쥐었습니다. 이제 도로공사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라는 가시밭길을 건너뛰고, 안방 김천에서 느긋하게 챔피언결정전 상대를 기다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9, 27-25, 25-17)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이 승리로 승점 69점(24승 11패)을 확보한 도로공사는 2위 현대건설(승점 65점)과의 격차를 4점으로 벌리며, 오는 17일 기업은행과의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1위를 확정 지었습니다.

강소휘와 모마가 쓴 ‘우승 시나리오’… 돈값 제대로 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도로공사의 ‘쌍포’ 모마와 강소휘였습니다. 모마는 양 팀 최다인 24득점을 폭발시키며 흥국생명의 코트를 폭격했고, ‘12억 보상’의 주인공 강소휘는 고비 때마다 영리한 득점으로 18점을 보탰습니다.

특히 2세트 듀스 접전 상황에서 보여준 강소휘의 집중력은 소름 돋을 정도였습니다. 25-25로 맞선 절체절명의 순간, 강소휘는 전위에서 강력한 퀵오픈과 오픈 공격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흥국생명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렸습니다. 사실 올 시즌 초반 강소휘의 영입을 두고 '과한 투자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지만, 오늘 같은 결정적인 한 판에서 보여준 해결사 본능은 그녀가 왜 현역 최고의 토종 에이스인지를 온몸으로 증명했습니다.

“큰 경기일수록 에이스의 존재감은 빛난다. 강소휘는 자신이 받은 거액의 연봉이 결코 운이 아님을 실력으로 보여줬다. 모마의 파괴력에 강소휘의 정교함이 더해진 도로공사의 원투펀치는 현재 V-리그에서 가장 완벽한 조합이다.”

8년 만의 쾌거, 도로공사가 다시 세운 금자탑

도로공사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것은 2017-2018시즌 이후 무려 8년 만입니다. V-리그 원년인 2005년을 시작으로 통산 4번째 1위 달성입니다. 2년 전인 2022-2023시즌에는 3위로 올라가 ‘리버스 스윕’ 우승이라는 기적을 썼던 그들이지만, 이번에는 시즌 내내 꾸준함을 유지하며 당당히 ‘정상’의 자리에서 챔프전 직행권을 따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도로공사의 1위 확정이 더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투수력만큼이나 중요한 ‘팀의 응집력’ 때문입니다. 배유나의 노련한 블로킹과 신인왕 후보 김세빈의 패기 있는 속공, 그리고 임명옥의 철벽 디펜스가 어우러진 결과물입니다. 김종민 감독의 뚝심 있는 리더십이 만개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사상 초유의 준플레이오프 확정… 흥국생명은 ‘안개 정국’

도로공사의 환호 뒤에는 흥국생명의 씁쓸한 현실이 있었습니다. 이날 패배로 흥국생명(승점 57점)은 4위 GS칼텍스와의 격차를 3점 이내로 좁히지 못하며, 여자부 역사상 최초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요시하라 감독 체제에서 상위권 도약을 노렸던 흥국생명으로선 이제부터 체력 소모가 극심한 단기전 지옥에 빠지게 된 셈입니다.

흥국생명은 2세트 19-16으로 앞선 상황에서 ‘포지션 폴트(선수 위치 반칙)’라는 어이없는 범실을 저지르며 자멸했습니다. 1위 확정을 노리는 도로공사의 간절함이 흥국생명의 집중력보다 한 수 위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제 여자부 포스트시즌은 도로공사가 느긋하게 기다리는 가운데, 현대건설과 흥국생명, 그리고 4위 팀이 처절한 생존 게임을 벌이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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