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시민단체, 지하련 주택 '원형 보존방안' 재검토 촉구

창원 시민단체가 창원시 근대건축물 지하련주택 '원형 보존' 방안 적절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정원·담장 소실, 인접 아파트와 근접성, 지반 높이 차 등이 주요 내용이다. 시는 정비조합·지역사회 소통을 조율해 다시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마산YMCA는 2일 오전 10시 30분 창원시청 프레스룸에서 '지하련 주택 원형 보존 계획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상남·산호지구재개발정비사업 시행계획에 포함된 설계 도면을 검토한 결과, 실질적인 원형보존이라고 보기 어려워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마산YMCA는 2일 오전 10시 30분 창원시청 프레스룸에서 '지하련 주택 원형 보존 계획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가 제기하는 현 보존방안의 문제점은 △원형 보존에 담장·정원 제외 △단지로만 가능한 주택 진입 △주택과 인접 아파트 건물 사이 거리(3~5m) △설계상 단지 지반 높이와 현재 주택 지반 높이 단차(2.7m) 등이다.

마산YMCA는 "현재 정비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는 줄 알지만, 지금 문제를 짚지 않으면 향후 더 큰 어려움과 갈등을 겪을 수 있어 재검토를 제안한다"라며 "시와 정비조합이 이런 우려점들 중 오류가 있는지 확인해주길 바라며, 어떻게 보존하는 일이 '원형보전'인지 의견을 밝혀달라"라고 밝혔다.

지하련 주택(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562-1)은 소설가 지하련(1912~미상)이 카프(KAPF·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 서기장 출신 시인 임화와 1935~1938년 머문 공간이다. 소설 <체향초>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렇듯 보존 가치가 큰 지역 근대건축물로 평가받는 곳이지만 폐허로 방치된 시간이 길었다.

상남·산호지구재개발정비사업구역으로 포함된 이후 보존 논의가 구체화됐다. 철거, 이전 보존까지 여러 갈래로 검토됐지만, 시민사회·조합·창원시가 큰 틀에서 원형 보존이라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지난 1월 시가 인가 고시한 사업시행계획은 합의를 건축 계획에 반영한 내용이었다.

상남·산호지구 재개발정비사업시행계획에 담긴 지하련 주택 보존방안. /상남산호재개발정비사업조합 

당초 설계도와 비교하면, 지하련 주택 본건물 위치를 옮기지 않고 인근에 있는 또 하나의 근대건축물 '노씨 주택'과 함께 역사문화공간을 구성하도록 했다. 시 건축심의 당시 '외부인 접근을 고려한 옥외공간 구성 재검토', '두 근대건축물 집적, 역사문화공간 특화' 의견을 조합이 받아들였다.

다만, 이날 마산YMCA가 다시 한번 문제를 제기하면서 정비조합이 시민사회 의견을 얼마나 받아들일지 이목이 쏠리게 됐다. 수용 정도에 따라 각종 심의 절차를 다시 밟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현재도 공사단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 조율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강동기 창원시 도시재생과 주무관은 "조합 역시 지하련 주택 보존에 공감하고 있지만 정비사업 진척을 기다리는 분들 입장도 있다"라며 "시민단체 의견을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협의해나갈 수 있도록 시가 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합 단독으로 방안을 내기보다는 전문가·시민사회와 함께 조율하는 방향을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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