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손님 없어’ 떠난다…빛가람혁신도시 메인 상권 가보니

조회 302025. 2. 18.
코로나19 이어 고물가 등 악재 겹쳐…주요 상권도 임대 상가 즐비
나주 집합상가 공실률 42.1%…전국 주요 혁신도시 중 가장 높아
18일 빛가람혁신도시 주요 상권에 위치한 상가에 많은 임대 공고문이 붙어있다. 빛가람혁신도시는 전국 주요 신도시 가운데 집합상가 공실률이 42.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빛가람혁신도시 인구는 분명히 갈수록 늘어난다는데, 손님은 점점 없어진다는 게 아이러니한거죠.”

18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방문한 빛가람혁신도시 행정복지센터 인근 식당, 카페, 유흥업소, 문화생활공간이 위치한 주요 상업 공간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거리에 있는 상가 건물 곳곳에는 임대 공고가 붙어 듬성듬성 비어있었고, 장사를 하고 있는 카페, 식당 등도 영업만 할 뿐 내부에는 손님이 없는 곳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복층으로 구성된 복합 상가 건물의 경우 임대 수요가 많은 1층에만 불이 들어와 장사를 하고 있거나, 한 층당 2개 이상의 상가가 비어있기도 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해당 상권은 자영업자들이 빛가람혁신도시에서 가장 선호하는 위치에 있어서 임대료는 가장 비싼데, 최근 소비 자체가 줄어들면서 장사가 안되니 들어오겠다는 사람은 과거보다 줄어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해당 상권은 빛가람혁신도시 내 가장 많은 자영업자들이 자리잡은 곳으로,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메인 거리’로 불리고 있다. 지역 내 인기있는 오락실, 노래방, 식당, 카페 등이 한 곳에 모여 상권을 형성한 만큼,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임대료가 월 4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이어 고물가, 비상계엄 사태, 고환율 등 악재가 겹치며 소비 자체가 줄어들면서 비싼 임대료에 대출을 거듭하던 자영업자들이 버티지 못하고 나가게 됐다.

메인 거리 건너편 빛가람호수공원을 둘러싼 인근 상권 역시 불이 꺼진 채 임대 공고문만 붙어있는 상가가 많았다. 한 옷가게 앞에는 이달 말 이후 문을 닫는다는 공고와 함께 점포정리 할인 공고문이 붙기도 했다.

5년째 옷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여·47)씨는 “날이 다 풀려가고 있는데, 지난 겨울에 들여온 옷들이 20%도 채 팔리지 않아서 손해가 막심하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어 “인근 자영업자들끼리 종종 모임을 갖는데 카페, 음식점 할 것 없이 모두 손님이 줄고 장사가 잘 안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20~2023년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2년째 지속되고 있는 고물가,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생활 필수품목 외에는 소비를 줄이고 있는 현재 추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마땅한 소비처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꼽혔다. 빛가람혁신도시에 거주하는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 및 주민들은 기본적인 물품들은 지역에 위치한 마트 등을 이용하고 있지만, 일주일에 한 번 장을 보거나 쇼핑을 하는 경우 여전히 주말마다 광주와 나주 구도심에 위치한 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방문하고 있다. 이 역시 지역 내 소비를 얼어붙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지역 자영업자 A(여·37)씨는 “빛가람혁신도시는 마땅한 상권이랄 것이 없는 것 같다”며 “메인 거리가 상권이라기에는 그냥 식당이 모여 있는 집합상가에 가깝다는 느낌이라서 고정 소비자를 만들기도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4년 4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등에 따르면 빛가람혁신도시의 집합상가 공실률은 42.1%로 전국 주요 신도시 가운데 김천혁신도시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글·사진=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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