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윤 대통령에 여론조사 수차례 보고” 보도에…대통령실 또 ‘침묵’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에 연루된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했다는 언론 보도가 26일 나왔다. 대통령실은 무대응 기조를 이어갔다.
26일 뉴스토마토는 김영선 전 의원실의 회계책임자인 A씨의 주장을 토대로 명씨가 김 전 의원 소개로 검찰총장 재직 시절 윤 대통령에게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명씨가 대선 기간 윤 대통령에게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수차례 보고하며 윤 대통령 부부와 유대 관계를 쌓았다는 것이 A씨 주장이다. 명씨는 김 여사 초청으로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이날 공개된 명씨와 A씨의 통화 음성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대선 막바지였던 2022년 2월28일 A씨에게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해줘야 돼”라고 했다. 그는 그해 3월2일 A씨에게 전화해 또 다른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윤석열이가 좀 달라고 그러네”라고 했고, 다음날에는 “오늘 다 (여론조사 결과지) 뽑아줘야 돼요. 윤석열 총장이 문자가 왔네”라고 했다.
사실 확인을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명씨는 응하지 않았다. 대통령실도 침묵 대응 기조를 이어갔다. 대통령실은 지난 23일 김 전 의원이 2022년 창원의창 보궐선거에서 공천을 받는 데 대통령 부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당사자들이 부인하는 상황”이라며 “추가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했다.
A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토대로 보궐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개연성이 높아진다. 당시 공천 과정을 잘 아는 여권 핵심 관계자는 기자에게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은 건 윤 대통령이 챙긴 게 맞다”고 말했다. 창원지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김 전 의원과 명씨를 수사 중이다. 혐의 내용을 두고 공천 대가성 의혹이 확산할 수 있다.
다만 여권에서는 ‘정치브로커’인 명씨가 본인의 영향력을 과장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사실상 사기꾼 아니냐”고 했다.
뉴스토마토는 이날 명씨가 2021년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김 전 의원의 소개를 통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게 접근했고, 이 의원 지지율이 높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당대표 출마를 권유했다고도 보도했다. 이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A씨라는 분의 관점에서 나온 이야기와 실제는 다르다”며 “명태균 사장이 의뢰하여 여론조사기관 PNR에서 발표된 전당대회 여론조사는 동시기 진행된 다른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시 통계적으로 튀는 결과는 없다”고 밝혔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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