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럽 각국은 새로운 위협에 직면했습니다. 바로 저가 드론의 대량 공격이죠.
수백만 원짜리 드론을 막기 위해 수억 원짜리 미사일을 쏘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폴란드가 흥미로운 해법을 내놨습니다. 한국산 무기를 대량 도입하며 군사력을 빠르게 확장 중인 폴란드가 이번에는 기아 현마를 선택했습니다.
그것도 12.7mm 캐틀링 포탑을 탑재한 대드론 방어 시스템의 핵심 차량으로 말이죠.
독일과 프랑스의 전술 차량을 제치고 한국산 현마가 선택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폴란드가 노르웨이와 손잡고 급히 개발한 대드론 방어망
폴란드는 노르웨이 콩스버그사와 협력해 새로운 대드론 방어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로서는 우크라이나에서 확인된 드론 위협을 더 이상 남의 일로 치부할 수 없었던 것이죠.
특히 러시아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 국경 지역은 언제든 드론 공격에 노출될 수 있는 최전방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시스템은 18개 포대 규모로 구성되며, 폴란드 총리까지 계약식에 참석할 정도로 중요한 사업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2년 후 야전 배치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며, 폴란드 현지에서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흥미로운 점은 18개 포대를 구성하기 위해 400대의 폴란드산 예치 전술 차량과 함께 300대의 현마 차량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는 것입니다.
한 개 포대당 14대 이상의 현마가 배치되는 셈이죠.
4층 방어망 구축하는 '산 시스템'의 독특한 구성
폴란드가 개발 중인 대드론 방어 체계는 '산 시스템'이라고 명명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4층 방어망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휘 통제소를 중심으로 70mm 유도로켓, 35mm 대공포, 12.7mm 캐틀링 기관포 시스템이 층층이 배치되는 것이죠.

표적 탐지를 위해서는 저주파 레이더와 광학 체계가 활용됩니다.
표적 강도가 낮은 드론과 무인기를 원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것입니다.
탄도 미사일이나 순항 미사일처럼 다양한 위협을 동시에 다룰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레이더와 사격 통제 장치, 대공포가 유기적으로 연동됩니다.
그동안 유럽에서 개발된 방공 시스템이 무거운 미사일 위주로 구성되어 저가 드론 공격에 비싼 요격 체계를 사용하면서 문제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산 시스템은 가성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저가의 드론을 신속히 막을 수 있는 경제적인 방어 수단이 필요했던 것이죠.
동유럽 진흙땅에서 기동성이 생명이다
폴란드가 현마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동유럽 특유의 지형 조건입니다.
라스푸티차로 알려진 동유럽 지역은 비가 조금만 내려도 진흙창으로 빠르게 변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무거운 중형 전술 차량이나 장갑차는 기동성에 심각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죠.

폴란드는 이전에도 대드론 방어 체계를 개발했지만 대부분 중형 전술 차량을 사용했습니다.
핀란드에서 도입한 장갑차에 대공 포탑을 올려놓은 무거운 전술 장비들이 타격 시스템으로 선보였죠.
그러나 기동성과 야전 운영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대량으로 투입되는 러시아 드론 공격 전략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러시아의 드론 운용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군집 능력까지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방어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타격 수단을 배치해야 하는데, 기존 체계는 도입 비용이 높고 지반이 약한 곳에서는 중량 때문에 기동이 어려웠습니다. 경량화가 절실했던 것이죠.
현마에 올라간 폴란드산 12.7mm 캐틀링 포탑의 위력
현마에 장착되는 12.7mm 캐틀링 기관포탑은 폴란드가 2021년에 자체 개발한 시스템입니다.
고성능 광학 장치와 레이저 거리 측정기를 갖추고 있으며 3연장 총열로 구성되었죠.
최대 15km까지 드론을 탐지할 수 있고, 2km 이내로 접근하면 공격이 가능합니다.

이 포탑의 가장 인상적인 성능은 화력입니다. 분당 3,600발을 발사할 수 있도록 캐틀링 기관포로 완성되었으며, 400발을 한 번에 장전할 수 있습니다.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바퀴를 가지고 견인 형태로 운반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지만, 현마에 통합되면서 포탑이 더욱 간소화되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마 비방탄 4인승 카고 차량의 후방에는 기관포 포탑을 탑재하기 위해 특별한 적재함을 갖추지 않았습니다.
광학 장비를 운영하기 위한 거치대를 추가해서 야전에서 수리와 운영이 쉽도록 개발한 것이 특징이죠.
지휘통제 장치와 연동하지 않아도 사거리 내로 들어온 무인기와 드론을 방어할 수 있도록 완성되었습니다.
독일·프랑스 차량보다 저렴하고 유지비도 낮다
폴란드가 35mm 포탑을 운반하는 전술 차량과 레이더 운반 차량은 모두 자국산 제품으로 선택했지만, 12.7mm 기관포 운영 차량은 현마를 선택했습니다.
그 이유는 가성비와 함께 현지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폴란드 현지 방산업체가 개발한 중형 전술 차량은 무겁고 가격도 비쌉니다.
현마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죠.
독일과 프랑스가 개발한 소형 전술 차량과 비교해도 현마는 저렴하면서 유지 비용까지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야지에서 기동성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폴란드군이 운영하던 픽업 트럭을 대체하는 차량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아자동차가 상용차를 기반으로 현마를 대량 양산하고 있기 때문에 가성비가 높으면서 다양한 군용 차량으로 개량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실전에서 방어력뿐 아니라 무거운 중량물을 화물칸에 올려도 성능이 보장되는 것이 확인되고 있죠.
폴란드에서 한국보다 더 다양한 현마 모델이 탄생한다
폴란드는 3,000대까지 현마 차량을 현지에서 양산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군보다도 더 활발하게 다양한 모델로 개량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죠.
우리군은 현마를 도입했지만 대부분 야전에서 병력이나 물자를 운반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폴란드는 다양한 무장을 통합하는 개량용으로 완성하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이미 피오룬 맨패드를 개발해 주변 국가에 활발히 수출하고 있으며, 이를 유견장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중형 전술 차량에 통합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현마에서도 운영할 수 있도록 개량할 계획입니다.
피오룬 맨패드를 유견장으로 운영하는 발사대는 충분히 현마 화물칸에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무기 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헌비를 도입해 운영했던 폴란드가 다양한 개량형을 만들지 않았던 것과 대조적으로, 현마는 벌써부터 다양한 개량 버전들이 현지에서 양산되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방공 시스템에 필요한 차량뿐 아니라 수십 가지 개량형 버전을 추가로 만들어 도입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현마가 폴란드군의 소형 표준 전술 차량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죠.
이번 대드론 방어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배치되고 인근 국가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수출이 이루어진다면, 현마에 대한 수요도 유럽에서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확인된 데이터를 반영해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폴란드의 산 시스템은 유럽 각국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출된 현마가 빠르게 개량되면서 대한민국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방산의 또 다른 성공 스토리가 폴란드에서 쓰여지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