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영화 찾아줘"…넷플릭스, AI 검색 혁신 실험 중

AI 활용 고도화… 방대한 콘텐츠 속 '숨은 보석' 찾기
신중한 첫걸음…호주·뉴질랜드서 제한적 테스트 시작
[이포커스PG]

[이포커스] "어딘가 슬프지만 희망적인 여운을 남기는 영화 없을까?", "주인공들이 좌충우돌하며 성장하는 90년대 시트콤 보고 싶은데..."

앞으로 넷플릭스에서 이런 식의 '감성 검색'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넷플릭스가 최근 일부 가입자를 대상으로 ChatGPT 개발사 OpenAI의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인공지능(AI) 검색 도구 테스트에 돌입했다.

이는 기존의 제목, 배우, 장르 중심의 키워드 검색을 뛰어넘어 사용자의 기분이나 원하는 분위기, 복잡한 스토리 설명 등 '자연어'를 통해 콘텐츠를 탐색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14일 블룸버그 통신 및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넷플릭스 검색 기능은 사용자가 비교적 명확한 정보를 입력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새롭게 테스트 중인 AI 검색 도구는 OpenAI의 강력한 거대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모호하고 복잡한 질문 속 숨은 의도와 맥락까지 파악한다.

예를 들어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과학보다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영화", "뉴욕의 화려함과 고독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드라마"와 같은 추상적인 요청에도 AI가 관련성이 높은 작품들을 추천해 줄 수 있게 된다. 이는 마치 영화 취향을 잘 아는 친구에게 "볼만한 것 좀 추천해줘"라고 말하는 것처럼 훨씬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콘텐츠 발견 경험을 제공할 잠재력을 지닌다.

AI 활용 고도화… 방대한 콘텐츠 속 '숨은 보석' 찾기

넷플릭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AI 기술을 서비스 곳곳에 적용해왔습니다. 사용자의 시청 패턴을 분석해 정교하게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이나, 사용자마다 다른 썸네일 이미지를 보여줘 클릭을 유도하는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AI 검색 기능 도입은 이러한 AI 활용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수만 편에 달하는 방대한 라이브러리 속에서 사용자의 미묘한 취향까지 만족시키는 '숨은 보석' 같은 작품들을 효과적으로 찾아내 연결해 줌으로써, 사용자 만족도와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넷플릭스]

AI 기반의 맞춤형 검색은 분명 매력적인 기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AI가 추천하는 콘텐츠만 소비하게 되는 '필터 버블' 현상이 심화될 수 있으며 사용자의 감성 정보까지 담긴 검색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될지에 대한 투명성 문제도 생각해 볼 지점이다.

넷플릭스는 과거 AI 기술 도입과 관련해 "영화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배우 등 창작자를 대체하기 위해 AI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며 AI 기술 발전에 따른 창작 생태계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음을 내비친 바 있다. 이번 AI 검색 기능 역시 '콘텐츠 발견'이라는 사용자 경험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기술이 가져올 변화의 여러 측면을 지속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는 이 혁신적인 AI 검색 기능 도입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호주와 뉴질랜드의 일부 iOS 앱 사용자 중에서도 해당 기능을 사용하겠다고 명시적으로 '옵트인(참여 동의)'한 사람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는 실제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충분히 수렴하고 기술적 안정성을 검증한 후 서비스 확대 여부와 방향을 결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향후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로 테스트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포커스 김수정 기자 ksj@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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