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수' 자처한 與 당권주자들..전대 앞두고 '존재감' 부각

변덕호 2022. 9. 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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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오른쪽)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7월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 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차기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야당을 향한 집중 공세를 퍼붓거나 상대 주자를 향한 견제구를 던지는 등 전방위적 행보를 펼치고 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일찌감치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힌 김기현·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 비속어 발언 논란과 관련, 야당과 MBC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윤 정부를 옹호하는 동시 '야당 때리기'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당 당원 교육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스스로 짓밟아버린 MBC 박성제 사장과 현 경영진의 사퇴를 거듭 촉구한다"며 "무슨 말인지 잘 들리지 않는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민주당 정권에서 벼락출세해 철밥통을 꿰찬 인물들이 매우 편향된 시각으로 자막을 조작하면서까지 가짜 뉴스를 생산해 국민의 눈과 귀를 왜곡시켰다면 이는 용서받을 수 없는 중대범죄다"고 야당과 MBC를 싸잡아 비판했다. 앞서 그는 전날(29일)에도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킨 데 대해 "거대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는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 민주당이 '협치'라는 말을 꺼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국민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9일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다목적복지회관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태풍 힌남노 피해를 본 주민과 손을 잡으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안 의원 역시 야당에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전날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와 인터뷰에서 "이 문제의 핵심은 외교"라며 "국내 일은 서로 싸우고 해도 된다. 그런데 외국에 대해서는 여야 관계없이 한목소리를 내야 힘을 가질 수 있고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나 내부에서 에너지를 소진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반면 차기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이 불거진 지난 22일 이후로 두 차례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했다. 특히 그는 "윤석열 대통령님 정신 차리십시오"라며 "정말 X팔린 건 국민들이다. 부끄러움은 정녕 국민들의 몫인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유 전 의원은 지난 29일에는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특강을 마치고 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실이나 우리 당이나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당장 중단하고 이 문제는 깨끗하게 사과하고 지나가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한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당권주자들은 서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기전대론'까지 대두된 마당에 차기 당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기현 의원은 안철수·유승민 의원을 공개 석상에서 저격했다. 김 의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저급한 융단폭격에 맞서야 할 우리 당의 몇몇 지도자급 인사들이 당의 위기 상황을 마치 남의 일인 양 방관하거나, 자신의 유불리를 따지며 이미지 관리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적었다. 그는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불리하다 싶으면 상대 진영과의 논쟁을 회피해 버리고, 하나 마나 한 양비론적 평론을 펼치다가 당이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을 때 해외로 철수해 버린다면 그것은 동지로서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대 진영의 터무니없는 가짜 조작방송에 현혹돼 오히려 민주당 의원들보다 더 자당의 대통령과 당을 공격하며 '내부총질'을 한다면, 그것 또한 동지로서 해야 할 처신이 아니다"고 직격했다.

안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을 견제하고 나섰다. 그는 유 전 의원을 향해서는 "훌륭한 정치인"이라면서도 "불행하게도 여러 과정을 통해 당원들의 신뢰를 좀 잃으셨다. 지난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경선 때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투표가) 50대50 비율이었는데도 경선에서 패배하지 않으셨냐"고 지적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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