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가 국내 상용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격적인 가격 전략과 함께 4월부터 1톤 전기트럭 T4K에 대한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하면서 현대차 포터, 기아 봉고 중심으로 굳어졌던 시장 판도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여기에 보조금 축소라는 악재 속에서도 BYD는 실구매가를 1,700만 원대로 낮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T4K는 이미 지난 2월 기준, 국내 전기 1톤 트럭 시장 점유율 10.8%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반등에 나섰다. 올해 1월과 2월을 합쳐 전기트럭 118대를 판매한 BYD는 이 가운데 72대를 T4K로 채우며 사실상 주력 모델로 부상했다. 반면 포터2 EV와 봉고3 EV는 각각 1,311대, 546대로 여전히 우위에 있지만, 전년도와 비교하면 판매량 감소가 뚜렷하다. 특히 포터2 EV는 작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대 2,000만 원 이상 할인
실구매가 1,682만 원
GS글로벌이 공식 수입·판매를 맡고 있는 BYD T4K는 4월 한 달간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카고와 냉동탑차 구분 없이 전 고객에게 1,000만 원의 즉시 할인이 적용되며, GS글로벌 차원의 자체 보조금도 카고 모델 최대 1,542만 원, 냉동탑차 최대 1,488만 원까지 제공된다. 여기에 실버 색상 선택 시 추가 10만 원 할인까지 가능하다.
이 모든 혜택을 반영하면, T4K 카고 모델의 실구매가는 전국 평균 약 1,692만 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이는 소비자 가격 4,669만 원에서 국고 보조금, 지자체 보조금, 자체 프로모션을 모두 반영한 결과다. 냉동탑차 모델의 경우도 6,490만 원의 기본 가격에서 할인 및 보조금을 반영하면 약 3,264만 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지역별 보조금 차이는 있으나, 국산 전기트럭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자랑한다.
짧은 주행거리 약점 드러낸
국산 전기트럭, 비상이다
포터 2 EV와 봉고3 EV는 각각 58.8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211km를 주행할 수 있다. 반면 T4K는 용량이 더 큰 82kWh 리튬 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해 246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실사용 기준에서 큰 차이는 아닐 수 있지만, 상용차 특성상 하루 주행 거리와 화물 적재량이 중요한 만큼 이 차이는 소비자 선택에 민감하게 작용한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포터 2 EV는 기본 할인에 재고 할인, 기타 조건을 더해 최대 585만 원의 혜택이 적용되며, 봉고3 EV도 최대 480만 원까지 할인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할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판매 회복세는 뚜렷하지 않다. 게다가 전기차 보조금 축소라는 외부 변수까지 겹치면서 소비자 이탈은 더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중국산 전기트럭에 대한
상품성 우려도 여전
물론 BYD T4K가 완벽한 선택지로 자리 잡기엔 아직 변수도 많다. 한국 정부가 2027년부터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일정 기준 이하인 전기트럭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만큼, T4K가 향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현재 T4K의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국내 기준을 간신히 넘기고 있지만, 추가적인 개선이 없다면 향후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가격 경쟁력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한 T4K의 공세는 분명 국내 전기트럭 시장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러오고 있다. 여기에 BYD의 승용 전기차 아토3가 빠르게 시장 안착에 성공하고 있는 점도 브랜드 전체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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