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C] 이상훈 한국타이어 대표, 성장 열쇠 '수익률' 프리미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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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체제 이후 단행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인사의 특징은 크게 둘로 나뉜다. 신사업, 재정적 기반 마련에 외부영입 인사가, 본업(타이어)인 경쟁력 강화에 내부 발탁 인사가 각각 중용된 것이다.
특히 타이어 부문만 보면 새 대표이사의 성향이 사업 전반의 방향성을 가른다. 인물의 경력이 나아갈 방향성을 예고하는 셈이다.
프리미엄 브랜딩 전문가…EU서 성공적 경험
이상훈 한국타이어 공동대표는 전체 재직기간 중 14년 이상을 중국과 유럽에서 보낸 글로벌 시장전문가다. 줄곧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한 것이 눈에 띈다. 이 사장의 경력 중 주목할 시점은 유럽본부장으로 이동한 지난 2020년 1월이다. 당시 한국타이어는 오스트리아 법인 출범에 맞춰 그의 근무지를 중국에서 유럽으로 옮겼다.
임기 첫 해 2조129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조3080억원으로 급증했다. 늘어난 금액은 1조1179억원, 증가율은 55.4%다. 전체 매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37.8%에서 45%로, 고부가가치 타이어 판매 비중은 23.9%에서 36.6%로 확대됐다.
유럽에서 매출이 급증한 것은 시장의 성장에 기댄 운 좋은 성공이 아니었다. 유럽 타이어 유통시장을 파악하고 마케팅 요소들을 적절히 반영한 것이 유효했다.
이 사장이 부임했을 당시 한국타이어는 포르쉐, 폭스바겐, 아우디, 벤츠 등 신차타이어(OE)의 기반을 닦아놓은 상태였다. 반면 OE보다 시장 규모가 큰 교체타이어(RE) 부문은 성장여력이 있었다.
이에 타이어 전문매체, 스포츠마케팅에 집중하며 인지도 확대에 주력했다. 타이어 품질이나 운동성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럽의 특성에 맞춘 행보다. 레알 마드리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유명 축구클럽과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DTM 트로피 △뉘르부르크링 내구 레이스 등 자동차 레이싱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다.
이 같은 노력은 프리미엄 브랜드 '한국(Hankook)' 위상 강화로 이어졌다. 또 주력상품군은 타이어 1본당 부가가치가 높은 윈터타이어, 전기차용 타이어, 올웨더타이어 등으로 변경됐다.
글로벌 TOP 5 진입 목표…'프리미엄' 공략 승부수
유럽 타이어 전문지 타이어프레스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매출 기준 글로벌 순위는 7위(매출 62억3500만유로)다. 경쟁 기업의 순위 및 매출은 △미쉐린 267억2700만유로 △브리지스톤 256억9000만유로 △굿이어 181억5900만유로 △콘티넨탈 139억5800만유로 △피렐리 66억5000만유로 △스미토모 64억3900만유로 등이다.
한국타이어의 단기 목표는 5위권 진입이다. 1~4위 기업들과의 매출 격차가 2배에서 4배 이상에 이르면서 현실적인 판단을 내렸다. 나머지 기업들은 매출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공장 증설, 프리미엄 제품군 비중 확대로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상위 제조사들과의 격차는 '프리미엄' 브랜딩, 수익성 강화 등으로 줄일 계획이다. 유럽에서 프리미엄 상품군 비중을 확대한 경험이 있는 만큼 한국타이어는 앞으로도 고부가가치 타이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유럽은 타이어 성능 및 마케팅 요소를 두루 갖춰야 자리 잡을 수 있는 독특한 시장"이라며 "우리 제품이 유럽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미국과 중국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