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 줄여야죠”… 체크카드 갈아타는 ‘요노족’

이학준 기자 2024. 10. 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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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정부시의 한 중학교에서 일하는 이모(34)씨 부부는 최근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 매월 정해진 용돈을 각자 체크카드 계좌에 넣어 놓고 정해진 한도까지만 사용하는 것이다.

카드고릴라가 지난 1일부터 3주 동안 3347명을 대상으로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과소비가 우려돼서'라고 답한 비중이 36.8%(1231명)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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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만큼만 소비하는 ‘요노족’ 시대
체크카드 이용량 증가폭, 신용카드보다 커
이용자 37% “과소비 우려돼 체크카드 선택”
일려스트=조선DB

경기 의정부시의 한 중학교에서 일하는 이모(34)씨 부부는 최근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 매월 정해진 용돈을 각자 체크카드 계좌에 넣어 놓고 정해진 한도까지만 사용하는 것이다. 이씨는 “신용카드 하나만 제외하고 모두 해지했다”라며 “하나 남은 신용카드는 남편과 상의해 비싼 물건을 살 때만 이용한다”라고 했다.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대학생과 직장인이 많아지면서,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체크카드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고, 연말정산 때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보다 더 높은 세액공제률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체크카드 혜택도 계속 늘어 신용카드와 비슷한 수준까지 도달했다.

2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체크카드 승인금액과 승인건수의 전년 대비 증감률이 신용카드 증감률을 앞질렀다. 체크카드 이용량 증가폭이 신용카드보다 컸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하면 최근 3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3분기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64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반면,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같은 기간 4.7% 증가한 239조7000억원 수준이다. 카드 승인건수 중 신용카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61.9%에서 올해 3분기 60.7%로 감소한 반면, 체크카드는 같은 기간 37%에서 37.7%로 소폭 상승했다.

체크카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지출을 줄이려는 대학생·직장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라며 아낌없이 소비하는 욜로(YOLO)족이 사라지고, 이제는 꼭 필요한 소비만 하겠다는 요노(YONO)족이 대세가 됐다. 불경기가 지속되며 계획적인 소비를 하려는 경향이 강화된 것이다. 요노란 하나만 있으면 된다(You Only Need One)는 뜻으로, 절약하는 소비습관을 의미한다.

카드고릴라가 지난 1일부터 3주 동안 3347명을 대상으로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과소비가 우려돼서’라고 답한 비중이 36.8%(1231명)로 가장 많았다. 2위는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최대한 받기 위해(17.5%), 3위는 계획적 소비(15.8%), 4위는 연회비 부담(13.7%) 등으로 저축 관련 키워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그래픽=정서희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체크카드는 통장에 돈이 있어야만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정한 한도 내에서만 소비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체크카드 세액공제율은 30%로, 신용카드(15%)보다 높다. 연말정산 때에도 체크카드가 더 유리한 셈이다. 카드 세액공제는 연간 소비금액이 총급여의 25%를 넘을 때 적용된다.

특히 체크카드의 할인 혜택이 신용카드 못지않게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인기의 이유 중 하나다. 카드고릴라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집계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체크카드는 ‘PAYCO 포인트 카드’로, 온라인 1%, 오프라인 0.5%를 무제한으로 적립해 준다. 전월 실적이나 연회비 조건 없이 발급받을 수 있다.

2위를 차지한 KB국민카드의 ‘노리2체크카드’는 월 20만원 이상 사용하면 매월 최대 2만~5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특히 전월 실적이 없어도 스타벅스·커피빈 등에서 10% 할인(월 최대 3000원)을 제공한다. KB Pay에 등록해 온라인·오프라인에서 결제하면 2%의 추가 할인도 제공된다. KB Pay로 스타벅스에서 결제하면 무조건 12%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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