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줄고 가격 오르나”…‘통합 대한항공’ 소비자 우려 고개

해외 사례 비교해보니 ‘할인혜택·무료 수화물 폐지 등’…“소비자 피해 최소화할 것”
[사진=뉴시스]

국내 대형항공사(FSC)의 대표 주자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최종적으로 승인됐다. 과거 해외에서도 두 항공사가 합병하면서 할인 혜택 감소, 서비스질 저하 등 다양한 불이익이 발생했던 만큼 이번 합병을 두고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일 미국 법무부(DOJ)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최종 승인했다. 이는 지난 2020년 11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시한 이후 4년여 만이다.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위해 대한항공은 14개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했다.

지난달 28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 이어 미국 법무부의 승인도 이뤄지며 기업결합을 위한 14개 필수 신고국에 대한 승인을 모두 마쳤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합병 승인을 위해 티웨이항공에 유럽 4개 노선을 이관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8월 이탈리아 로마를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연이어 취항하며 여객 부문 합병 조건을 충족했다. 해당 과정을 모두 지켜본 미 법무부도 최종 승인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2년간 자회사로 운영한 뒤 통합할 계획이다.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면 매출 21조원, 항공기 226대, 임직원 2만7000여명의 세계 10위권 ‘초대형 항공사’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되면서 발생하게 될 이익보다는 불이익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해외에서도 두 항공사가 합병하면서 소비자들이 불이익을 겪기도 했다.

▲ 지난 2013년 아메리칸항공과 US에어웨이즈가 합병하며 미국 내 최대 항공사가 됐다. 이후 일부 항공사 서비스가 사라지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기도 했다. 사진은 펜실베이니아주 임피리얼에 있는 피츠버그 국제 공항에 아메리칸항공 비행기의 모습. [사진=AP/뉴시스]

지난 2013년 미국에서는 아메리칸항공과 US에어웨이즈가 합병하며 미국 내 최대 항공사가 됐다. 합병 이후에는 미국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항공권 옵션이 증가하기도 했다. US 에어웨이즈는 아메리칸항공과 합병 된 이후 전 세계 주요 항공사와의 파트너쉽이 강화됐으며 원월드 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를 이용할 경우 마일리지를 적립하거나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합병 이후 소비자들은 여러 가지의 불이익을 겪었다. 우선 두 항공사가 합병하면서 마일리지 프로그램의 구조적 가치 차이를 반영해 스타얼라이언스에 속해 있던 US에어웨이즈의 마일리지 가치가 떨어졌다. 이후 US 에어웨이즈가 제공하던 일부 할인 혜택이 사라지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우선 아메리칸항공과 합병된 이후 US 에어웨이즈는 특정 노선에서 제공되던 무료 수화물 제도를 없앴다. 이후 US 에어웨이즈의 고객 서비스 정책 일부가 아메리칸항공의 정책으로 대체되면서 할인 항공권 혜택이나 회원 전용 이벤트 등이 사라지기도 했다. 합병 초기에는 시스템 통합 과정에서의 예약 오류, 마일리지 누락, 고객 불만 처리 지연 등에서 기술적 문제로 인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던 사례도 보고됐다.

합병 이후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도 커졌다. 미국 국내 항공사의 경쟁이 감소하면서 뉴욕과 LA를 잇는 주요 노선의 항공권 가격이 일부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교통통계국(Bureau of Transportation Statistics, BTS)에 따르면 합병 다음해인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합병 항공사의 단일 노선 평균 가격이 3~5% 증가했다. 이후 경쟁이 줄어든 일부 중소 규모의 도시에서는 평균 10% 이상 상승했다.

이에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 대한항공 출범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소비자들의 불편함과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세심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두 항공사의 합병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겪게 될 피해는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이 바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2년의 유예 기간을 가지고 진행되는 만큼 소비자들이 겪게 될 불편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전에 합병됐던 해외 사례들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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