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흥 이끌다 국정농단 연루에 나락… 쇄신책 골머리 [심층기획-위기의 전경련]
박근혜 K스포츠 재단 후원금 직격탄
회원사 600여사서 420여개사로 줄어
허창수 회장·권태신 상근부회장 용퇴
내주 새 회장 윤곽·쇄신 구체안 촉각
정권마다 ‘싱크탱크 전환’ 목소리 나와
美 헤리티지·CSIS 등 언급 성과 없어
4대 그룹 복귀·경총등과 통합 등 거론
실현 가능성 부정적… 전망 가시밭길

2011년부터 6회 연속 전경련 수장을 맡은 허창수 회장이 경제단체장 비공개 만찬, 윤 대통령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경제사절단에서 잇따라 배제됐고, 허 회장이 임기를 한 달 남기고 용퇴 의사를 밝히면서 새 회장 선임과 전경련 쇄신이라는 어려운 과제만 남았다.
◆고사(固辭)의 역사… “‘구멍난 배’ 선장 되고 싶겠나”
15일 재계에 따르면 허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히고 전경련 회장후보추천위원장 겸 미래발전위원장으로 선임된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은 그간 롯데 신동빈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LS 이사회 의장), 류진 풍산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에 직·간접적으로 회장직을 제안했지만 명쾌한 답을 듣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예회장도 회장직을 거절하고 새 인물 찾기에 나선 만큼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최근에 전경련 회장 제의를 선뜻 받아들인 사례가 드물다.

새 회장 선임과 관련해 회장 직무대리나 임시 회장 체제 등도 언급되지만 이번에 권태신 상근부회장까지 함께 용퇴했고, 전경련이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라서 난항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 단골 메뉴, 재계 바라는 싱크탱크 현실

최근 4대 그룹 수장들 사이에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로 언급된다고 한다. 미국이 전기차법(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들고나온 상황에 대응할 전략을 짜고 우호적인 방향으로 로비할 조직이 절실한데, 전경련이 그 역할을 하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CSIS나 헤리티지재단은 미국에 기반을 둬 미 의회 로비가 가능하고, 트럼프정부 이후 워싱턴에 싱크탱크가 몰려 규제 요건이 까다로워졌다고 한다. 하나의 국가나 단체만을 연구하는 싱크탱크도 드물다. 당장 실행 가능한 제안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경련 산하에 한국경제연구원이 있지만 한때 30명에 육박하던 박사 인력은 6명뿐이다.
◆쇄신은 4대 그룹 복귀부터?… 여러 상황상 불가능할 듯

경제 6단체 중 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를 제외한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의, 무협과의 통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손경식 경총 회장이 3년 전부터 전경련과의 통합을 바랐다. 전경련은 그룹 오너 위주의 420개 회원사가 있지만, 경총은 지방 기업까지 4000개가 넘는다. 재계에선 “전경련이 1970년 설립한 경총은 노사관계 선진화를 목적으로 해 조직 성격이 너무 다르다”며 부정적이다. 상의와 무협은 정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통합이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7일 전경련 중장기 쇄신안의 기본 틀이 발표됐고, 구체적 내용은 23일 정기총회에서 공개된다. 한국의 주요 8개국(G8) 도약을 이끌 단체로 재탄생하겠다는 것인데, 그 첫 프로젝트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와의 한국판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젊은 층과의 소통을 스타트로 삼은 것이다. 다음주 총회에서 새 회장의 윤곽이 나오고 쇄신안이 환영받을지 주목된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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