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터' 호재 용인, 분양 시장 반응은

박경훈 2024. 10. 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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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을 대형 호재로 내걸었던 아파트 분양이 기대 이하의 결과를 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 클러스터와의 거리, 근린생활 시설 부족 등이 영향을 미친 거라 해석했다.

특히 용인드마크데시앙이 처인구청 인근 번화가와 경전철역(용인중앙시장역) 등이 가깝다는 것을 감안하면 주변 편의시설이 없는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의 분양가가 더욱 높게 느끼진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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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전역 에피트 1.62대 1, 푸르지오 원클 1.23대 1
반도체 내세웠지만 실제 클러스터와 멀어
분양가도 주변 신축 대비 비싸 매력 없어
"개발 호재만으로 성공 어려워, 입지·분양가 중요"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을 대형 호재로 내걸었던 아파트 분양이 기대 이하의 결과를 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 클러스터와의 거리, 근린생활 시설 부족 등이 영향을 미친 거라 해석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에서 지난달 일반청약(1·2순위)을 진행한 처인구 포곡읍 ‘용인 둔전역 에피트’는 1009가구 모집에 1637건만 지원해 1.62대 1이라는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앞서 8월에 분양한 처인구 남동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도 1259가구 모집에 1552건(1.23대 1)만 지원했다.

두 단지 모두 반도체 클러스터를 앞세워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용인 처인구 원삼면 415만㎡에는 SK하이닉스가 122조원을 들여 반도체 생산시설을 만든다. 처인구 이동읍·남사읍 728만㎡에는 삼성전자가 2047년까지 360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클러스터와 거리가 문제다. 둔전역 에피트에서 원삼면까지는 차로 약 25㎞를 이동해야 한다. 이동읍까지는 약 17㎞를 운전해야 한다. 반도체 클러스터 배후 단지라고 말하기에는 상당한 거리라는 이야기다.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는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와 약 15㎞를 운전해야 한다.

하지만 양 반도체 클러스터 내 모두에 자체적인 주거시설, 상업·지원시설, 공원 계획이 있어 두 단지가 강력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동읍 일원에는 1만 6000가구, 원삼면 일대에도 4000여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분양가 역시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기엔 비쌌다는 결론이다. 84㎡ 기준 둔전역 에피트의 분양가는 4억 8000만원 수준,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 분양가는 5억 9000만원 수준이다. 둔전역 에피트 인근 신축인 ‘힐스테이트용인둔전역’의 매매가가 4억 500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큰 유인 요소가 없다.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는 인근에 직접적인 비교대상이 아예 없을 정도로 개발이 안 된 지역이다. 학교도 초등학교만 계획 돼 있다. 그나마 직선거리로 1.65㎞ 떨어진 신축 아파트인 김량장동 ‘용인드마크데시앙’의 매매가가 5억원 전후인 것을 보면 확실히 가격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용인드마크데시앙이 처인구청 인근 번화가와 경전철역(용인중앙시장역) 등이 가깝다는 것을 감안하면 주변 편의시설이 없는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의 분양가가 더욱 높게 느끼진다는 목소리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언제 첫 삽을 뜰지도 관심사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당초 2019년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착공을 못하고 있다. 그나마 내년 초에는 실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소식이다.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내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효선 NH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전문위원은 “사실 개발 호재만으로 분양에 성공하기보다는 입지, 분양가 두 개가 우수해야 사람들의 관심을 갖는다”면서 “두 단지는 입지에 비해 분양가가 높다고 생각한 것이다. 현재는 투자 수요도 줄어든 상태다. 수억원의 차액이 보장되지 않는 한 투자 목적 수요도 기대하기 어려운 시장이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무리 반도체 클러스터가 호재라 광고해봤자 주변 편의시설이 부족하면 팔리지 않는다”면서 “배후단지 역할을 하려면 반도체 단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근무하느냐도 중요한데, 아직은 알 수 없어 긍정적인 전망을 내리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경훈 (vi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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