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6월 복귀' 두고 이재명·이낙연계 동상이몽
이낙연, 내년 중순 복귀 예정…새로운 구심점엔 '아직'
이재명도 이낙연계 동향 주시…오해살까 공개대응은 자제
결국 검찰의 강제수사 시점이 이낙연 재등판 여부 바로미터될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하면서, 과거 친(親)이낙연계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 역시 이들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그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점이 나오지 않는 한 이낙연 전 대표가 돌아와도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거란 게 중론이다.
괜한 오해 살까…공개 대응 삼가는 이재명
민주당내 비(非)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사법리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재명 대표도 신경이 곤두선 모양새다. 최근 들어 이 대표는 측근들과의 자리에서 이 전 대표의 복귀와 이낙연계의 동향 등에 관해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대표는 지난 6월 미국으로 1년 연수를 떠났다.
이 대표 측은 다만 당 내홍을 인정하는 꼴이 될 것을 우려해 공식적인 반응은 자제하려는 분위기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30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낙연 전 대표 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다. 당 대표 차원에서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것 같다. 괜한 오해를 살까봐 오히려 조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속내는 다르다. 당의 한 친(親)이재명계 의원은 "최근 '이낙연 복귀설'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망이 좁혀져오는 시점에 나오는 걸로 봤을 때, 누군가가 당을 갈라치기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설사 이 대표가 구속돼 당에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 하더라도 '이낙연 리더십'은 이제 대안이 될 수 없다"라고 반발했다.
이낙연계도 '조기복귀' 일축하며 조심 분위기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도 '조기 복귀설' 등으로 자칫 논란이 확산할까 우려하는 눈치다. 실제 윤영찬, 이병훈 의원 등 친이낙연계 의원들이 최근 이 전 대표를 만나러 미국에 간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이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방미 계획을 공식 부인하며 관련 보도에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금처럼 공식 대응을 자제하는 행보가 오히려 이 전 대표의 '완벽한' 복귀를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한 비(非)이재명계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를 조기 복귀시키면 당에 분란을 가져올 것이 빤한데, 그러면 그 책임은 오롯이 이낙연에게 간다"라며 "복귀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게 이낙연 전 대표에게 정치적 부담도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친이낙연계 의원들은 이 전 대표의 복귀 시점을 연수가 끝나는 내년 5~6월로 예상하고 있다.
이재명 구속 여부가 이낙연 재등판 바로미터?
그러나 이 전 대표가 복귀해도 이재명 대표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선 패배 이후 홀연히 정치일선을 떠났다는 외부 인식도 부담이다. 결국 이 전 대표에게는 이 대표 관련 수사 속도가 당권 재도전 여부를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심화해 당이 내홍에 빠져버린다면, 내년 복귀 시점 즈음 이 전 대표에게도 또 다시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사법리스크가 심화하는 기준점이 이 대표의 구속 여부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검찰이 수사를 2024년 총선 전까지 끌면 당에서도 이 수사를 '정치탄압'으로 보고 이재명 대표를 비호할 것이고, 반대로 검찰이 빠른 시일 내 강제수사에 착수해 이재명 대표의 혐의가 가시화 된다면 당내에서도 반발이 나올 것"이라며 "결국 이낙연계에서도 검찰의 수사 타이밍과 여론 동향 등을 보고 재등판 여부를 판단하지 않겠느냐"라고 내다봤다.
그때까지 이낙연계를 포함한 비이재명계는 이 대표를 비판하며 '군불때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원욱, 강병원, 김종민, 조응천, 김영배, 홍기원 등 비이재명계 의원 10여명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를 열고 당내 팬덤 정치와 사당화(私黨化)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친이낙연계 설훈 의원 역시 지난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떳떳하기 때문에 혼자 싸워서 돌아오겠다.' 이렇게 선언하고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라며 이 대표를 공개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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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kdrag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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