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은 공개 직후 글로벌 OTT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미국 TIME이 선정한 ‘2022년 넷플릭스에서 시청해야 할 한국 드라마 10선’, 영국 NME의 ‘2022년 최고의 한국 드라마 10선’에 이름을 올렸고 씨네21 연말 결산 ‘2022년을 빛낸 OTT 국내 시리즈 10선’에도 포함됐다. 국내외 주요 매체가 잇따라 작품을 조명하면서 화제성 역시 빠르게 확산됐다.
소년법을 정면으로 다룬 법정 드라마
화제의 중심에 선 해당 작품은 소년법과 형사미성년자 제도를 정면으로 다룬 법정 드라마다. 지방법원 소년부를 배경으로 청소년 범죄를 둘러싼 복잡한 현실과 판사들의 고민을 밀도 있게 그려 냈다.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가 소년부에 새로 부임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신념을 내세운 인물이 청소년 범죄율이 가장 높은 법원에 발을 들이면서 법정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주인공 심은석은 김혜수가 연기했다.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 우배석 판사다. 보호 처분 중 가장 무거운 10호 처분(소년원 2년)을 가장 많이 내린다고 해서 ‘십은석’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사건을 맡으면 끝까지 파고드는 인물이다. 의문이 남는 지점이 있으면 수사관에 가까운 태도로 진상을 추적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규율에 얽매이기보다 궁극적인 목적과 원리를 중시하는 태도는 때로 동료들과의 마찰로 이어지지만 그만큼 확고한 신념을 보여 준다. 소년범에 대한 강한 반감과 정의에 대한 확신 사이에서 그는 매 사건마다 치열하게 판단을 내린다.

심은석과 대비되는 인물은 김무열이 맡은 차태주 판사다.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 좌배석 판사인 차태주는 소년범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심은석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차갑게 선을 긋는 심은석과 달리 그는 소년범들을 상냥하게 대하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 가려 한다. 첫 만남부터 두 사람은 충돌하지만 ‘연화 아파트 살인사건’을 함께 맡으면서 점차 의기투합한다. 사건의 진실을 좇는 과정에서 각자의 방식은 부딪히면서도 서로를 보완한다.

이성민이 연기한 강원중은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장으로, 22년 경력의 부장판사다. 초반에는 매스컴을 활용해 인지도를 높이려는 관료처럼 비춰진다. 연화 아파트 살인사건 역시 피의자의 진술대로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그는 소년들을 깊이 고민하는 판사로 드러난다. 아파트 살인사건에서 심은석의 소신에 마음을 돌려 법원장의 질책을 감수하면서까지 진범을 법정에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자신이 단독으로 맡은 재판에서는 행정적 판단에 근거해 처분을 내리려다 소년과 보호자의 현실을 고려해 결정을 바꾸기도 한다. 그는 소년법 개정을 위해 5년 넘는 시간을 쏟은 인물이기도 하다. 국회의원 출마 제의를 처음에는 거절했으나 소년법 개정을 약속받고 결국 법복을 벗고 정계로 향하는 선택을 한다.
우려 속에도 글로벌 주요 매체가 주목한 2022년 화제작
공개 전에는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김혜수의 출연만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소년범을 다루는 소재 특성상 엄벌주의 정서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전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다. 냉정한 판사와 소년범을 감싸려는 판사의 대비가 뚜렷하게 갈리며 일종의 통쾌함을 강조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공개 이후 평가는 달랐다. 특정 입장에 치우치기보다 균형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연출 역시 호평을 받았다. 과도한 장치를 앞세우기보다 장면과 장면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재판 장면에서 회상으로 넘어가는 전환, 법정 안에서 죽은 아이가 뛰어가는 장면, 두 가해 학생의 모습을 대비시키는 연출 등은 사건의 무게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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