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뻔뻔한 클린스만 “이강인이 손흥민 탈골시켰다. 아시안컵 4강이 지난 15년 한국 최고 성적”

김대식 2024. 4. 24.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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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사령탑으로 꼽히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후 처음으로 한국 시절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사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두 선수의 문제로 인해서 아시안컵 4강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세르부스TV 캡처
한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사령탑으로 꼽히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후 처음으로 한국 시절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사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두 선수의 문제로 인해서 아시안컵 4강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세르부스TV 캡처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질된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한국 감독 시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23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세르부스TV 스포츠 토크쇼에 출연했다. 클린스만 감독 옆에는 안드레아 헤어초크 전 대한민국 수석코치 역시 자리했다.

그 자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헤어초크 코치와 함께 자신의 지도자 커리어를 되돌아봤다. 미국 시절 헤어초크 코치와 거둔 성공과 실패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후 한국 국가대표팀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은 환상적이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험난하기도 했다"며 입을 열었다. 좋은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과오를 감추지 위한 '빌드업'에 불과했다.

그는 "지난 1~2월에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우리는 4강에 올랐다. 우리는 8강에서 호주를 집으로 돌려보냈고, 우리는 로베르트 만치니 감독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도 탈락시켰다. 우리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며 아시안컵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시안컵 4강 진출은 결과만 놓고 본다면 성과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경기 내용을 하나씩 뜯어보면 절대로 성과라고 주장할 수 없는 대회였다.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을 때부터 우려된 전술적인 방향성에 대한 문제가 아시안컵까지 이어졌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클린스만 감독이 소리 지르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0/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클린스만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0/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아시안컵 우승을 공약으로 내건 사령탑이었다. 하지만 아시안컵이 열리기 전까지도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가 무엇인지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핵심 선수들에 대한 지나치게 의존하는 축구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그때마다 그는 대회에서 증명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의 축구는 처음부터 끝까지 최악으로 기억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전력을 구축하고도, 클린스만 감독은 전혀 선수들을 조합시키지 못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포르투갈, 가나와 견주던 대한민국은 클린스만 체제에서 1년 만에 몰락했다.

우여곡절 끝에 4강에 올랐지만 감독이 아닌 선수들이 해낸 4강처럼 느껴졌다. 사우디와의 16강전도 조규성의 극장 동점골과 조현우의 승부차기 활약 덕에 통과할 수 있었다. 8강에서는 손흥민의 '하드캐리'가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성과처럼 말하지만 4강에서 요르단을 만나서 한국은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한 채 탈락했다. 요르단과의 지난 4강전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경기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하(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2.05/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0/

클린스만 감독은 4강전 패배의 원인을 자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클린스만 다웠다. 그는 "4강과의 경기가 열리기 전날 밤에 두 명의 선수가 신체적으로 충돌했다. 두 명의 대형 선수가 말이다. 갑자기 팀 전체의 정신력이 분열됐다. 나와 헤어초크 코치는 믿을 수가 없었다. 코칭스태프들도 마찬가지로 그곳에서 벌어진 일을 믿지 못했다"며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기어코 선수들의 실명까지 언급했다. 먼저 그는 "한국 문화에 대해서 배운 건 항상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틀렸을 때조차도 옳다고 인정받는 것이다. 나이랑 직관적으로 관련있는 문화였다"며 한국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뛰는 어린 선수인 이강인이 토트넘의 주장이자 나이가 많은 손흥민에게 무례한 언행을 했다. 손흥민은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서로가 싸우기 시작했다. 어린 선수가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시켰다"고 직접 요르단과의 경기 전에 벌어졌던 일을 언급했다. 어린 선수를 지칭하는 대상은 이강인이었다.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 경기에서 패한 대한민국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2.06/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이강인, 손흥민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1.30/

이강인과 손흥민이 다툰 건 분명 문제였지만 결국 선수단 관리 역시 감독의 책임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전력의 핵심인 두 선수 사이에서 다툼이 벌어지기 전까지 전혀 통제하지 못했다. 그리고나서 자신의 잘못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중이다.

계속해서 클린스만은 "그날 밤에 그런 일이 벌어진 후에 우리의 대회는 끝났다. 우리가 몇몇 선수들과 중재를 시켰고, 우리가 다음 날에 그들과 대화도 했었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팀 정신을 느낄 수가 없었다. 서로가 더 이상 서로를 위해서 행동하지 않았다. 모두가 충격을 받았고, 우리는 4강에서 패배했다"며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때문에 팀 정신력이 분열돼 4강에서 탈락했다고 이야기했다.

두 선수의 다툼은 분명 팀 전체에 악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올바르게 조직된 팀이었다면 이러한 위기도 견뎌낼 수 있었을 것이다. 대회 당시에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논란을 만들었지만 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전 1년 동안의 '문제아'는 클린스만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일(현지시간)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하(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2.0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아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공식훈련을 진행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도하(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2.01/

한국에 상주하겠다는 약속을 어이고 매번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K리그를 무시했다. 한국 감독을 맡고도 해외 매체인 ESPN, 유럽축구연맹(UEFA) 행사 등에 참가하면서 근무태만 논란을 만들어낸 인물은 클린스만 본인이었다. 한국 축구 사령탑 역사에서 이렇게 외적으로 논란을 만들어내는 감독은 클린스만이 처음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클린스만은 "아시안컵 4강은 지난 15년 동안의 한국의 최대 성과였다"면서 뻔뻔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일단 클린스만 감독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한국은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적이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이 억울하게 경질됐다고 믿고 있었다. 그는 "한국 문화에서는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했다. 선수들은 다음 대회를 위해서 필요했고, 결국 감독의 책임이었다. 우리는 그런 다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다"며 끝까지 선수를 탓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사령탑으로 꼽히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후 처음으로 한국 시절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사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두 선수의 문제로 인해서 아시안컵 4강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세르부스TV 캡처

또한 "2년 동안 한국에 대해서 배웠다. 그래서 난 한계가 있지만 단어로 된 한국의 글자를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선수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말 힘든 결말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코칭스태프가 이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는 걸 원했다. 그래서 난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한국이 자신을 �i아냈다는 식으로 주장을 펼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말 강렬한 1년이었고, 경험을 쌓았다. 다른 코치들과 함께 유럽으로 가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돌아다녔다. 다른 유럽에 있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모든 곳을 다녔다. 한국 선수들은 잉글랜드, 독일 등에서 흩어져서 뛰고 있다. 그래도 좋았다. 난 1년 중 하루도 빼놓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난 정말로 일을 계속해나가고 싶었다. 왜냐하면 한국은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를 정도의 실력을 가졌기 때문이다"며 한국 축구를 열정적으로 지도한 것처럼 자신을 포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정말 진심으로 한국 축구 사령탑 자리에 임했다면 대회에서 탈락한 직후 잠시 한국에 있었다가 곧바로 미국으로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아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공식훈련을 진행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도하(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2.01/
클린스만이 다시 행보를 시작했다. 한국 국가대표팀을 지휘했을 당시에도 열심히 활동했던 ESPN 패널로 공식 행보의 시작을 알렸다. 첫 시작부터 손흥민의 토트넘과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그는 손흥민과 김민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사진=ESPN

경질된 후에도 클린스만 감독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마치 셀럽과도 같은 삶을 지내고 있다. 경질 후 첫 행보가 한국 감독이었을 때도 자주 출연했던 ESPN 패널이었다. 손흥민의 토트넘, 김민재가 뛰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을 이야기하면서도 전혀 한국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클린스만이었다.

한국과 인연이 끊어진 그가 돌연 한국을 언급하면서 또 한번 한국축구의 아픈 상처를 들추고 있는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 시절에 터졌던 손흥민과 이강인의 문제는 두 선수가 직접 화해하고, 이강인이 공식 석상에서 사죄의 뜻을 밝히면서 일단락됐다.

이강인이 아시안컵 직후 손흥민을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했고, 손흥민도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주면서 두 선수를 둘러싼 논란은 종결됐다. 사진=손흥민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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