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에 다시 쓰는 역사 호날두, 6회 연속 월드컵 출전 확정…그는 왜 멈추지 않는가?

포르투갈 27인 최종 엔트리 공개, 불혹을 넘긴 슈퍼스타의 마지막 무대가 시작된다

사람들은 늘 호날두의 은퇴를 예고했다. 그러나 그는 번번이 예측을 비틀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포르투갈 최종 명단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알 나스르)의 이름이 다시 한 번 호명됐다. 남자 축구 선수 기준 사상 처음으로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역사적 장면이 현실로 다가왔다. 단순한 출전 기록의 연장이 아니다. 41세라는 나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라는 비주류 무대, 그리고 이미 충분히 증명된 커리어를 뒤로하고도 다시 태극전사처럼 국가대표 유니폼을 껴입는 이 선택은, 스포츠가 숫자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호날두가 처음 월드컵 무대에 등장한 것은 2006년 독일 대회였다. 당시 막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던 21세의 청년은 6경기에서 1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알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그 무대는 시작에 불과했다.

2010년 남아공 대회(4경기 1골), 2014년 브라질 대회(3경기 1골), 2018년 러시아 대회(4경기 4골), 2022년 카타르 대회(5경기 1골)까지 — 호날두는 단 한 번도 월드컵을 빠지지 않았고, 단 한 번도 득점 없이 대회를 마친 적이 없다. 5개 대회 연속 출전, 5개 대회 연속 득점. 통산 22경기 8골. 이 수치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20년이라는 시간 위에 새겨진 집념의 흔적이다.

포르투갈 A매치 최다 출전(226경기)과 최다 득점(143골)을 동시에 보유 중인 선수가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명단 발표는 충분히 화제가 될 만하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20일 포르투갈 오에라스의 시다드 두 푸테발에서 북중미 월드컵에 나설 27명의 최종 명단을 공개하며 호날두를 공식 호명했다. 그리고 세계는 다시 한 번 그의 이름 앞에서 멈춰 섰다.

월드컵 본선을 5회 이상 경험한 남자 선수는 축구 역사 전체를 통틀어 단 6명뿐이다. 호날두,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안드레스 과르다도, 안토니오 카르바할, 라파엘 마르케스(이상 멕시코), 로타어 마테우스(독일). 이 여섯 명이 공유하는 '5회 출전' 기록에서, 호날두는 이제 혼자 6회의 문을 열게 됐다.

라이벌 메시 역시 아르헨티나 대표팀 승선이 유력한 상황이라, 두 사람이 동시에 6회 출전 기록을 공유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호날두의 경우는 출발선이 다르다. 2006년부터 단 한 차례의 공백도 없이 6개 대회를 연속으로 달려온 것이기 때문이다. '연속성'이라는 조건이 이 기록에 훨씬 더 두꺼운 층위를 더한다.

이번 대회에서 포르투갈이 속한 조별리그는 K조다. 상대는 콩고민주공화국, 우즈베키스탄, 콜롬비아. 객관적 전력상 포르투갈의 16강 진출은 무난해 보이지만, 호날두 개인에게 주어진 과제는 다르다. 6개 대회 연속 득점. 이 도전이 성공하면 인류 축구 역사에 또 하나의 문장이 추가된다.

팀 구성도 탄탄하다.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주앙 네베스·비티냐·곤살루 하무스(이상 파리 생제르맹), 페드루 네투(첼시), 주앙 펠릭스(알 나스르), 하파엘 레앙(AC밀란) 등 유럽 주요 무대에서 활약 중인 자원들이 호날두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수비 라인에는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누누 멘데스(PSG), 주앙 칸셀루(바르셀로나)가 포진했다.

호날두의 발탁을 두고 일각에서는 여전히 "감상적 결정 아니냐"는 시선이 존재한다. 사우디 리그의 경기 수준이 유럽 빅5 리그에 미치지 못하고, 전성기와 비교하면 운동량이 줄었다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마르티네스 감독의 선택을 단순히 '레전드 배려'로 읽으면 오독이다. 감독은 명단 발표 자리에서 "엄중하고 정직한 과정을 거쳐 선발됐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함께 경험한 멤버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로 호날두는 알 나스르에서 꾸준히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포르투갈 대표팀에서의 역할도 9번 스트라이커보다는 공격의 기준점이자 경험의 구심점에 가깝다. 젊은 선수들이 즐비한 포르투갈 공격진에서 호날두가 가져다주는 심리적 안정감과 압박감은 수치로 환산되지 않는 무형의 전력이다.

또 하나 주목할 지점은 이번 명단이 단순히 개인 기록 수집의 무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우리의 현재 상황은 우승 도전국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포르투갈이 이번 대회에서 실질적인 우승 경쟁자로 자신을 규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호날두가 유일하게 갖지 못한 커리어 타이틀이 바로 월드컵 우승이다. 메시가 2022년 카타르에서 그 정점을 찍은 이후, 이 공백은 더욱 또렷하게 부각됐다. 대중이 이 대회를 유독 예민하게 바라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축구 팬 커뮤니티의 반응도 뜨겁다. 국내외 팬들 사이에서 "마지막 춤을 제대로 춰야 한다"는 응원의 목소리와 함께, "무리한 출전이 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이 긴장감 자체가 호날두라는 존재가 여전히 현역 최고 수준의 화제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41세의 선수에게 이 정도의 기대와 논란이 동시에 쏟아지는 경우는 스포츠 역사에서도 극히 드물다.

한편 이번 명단 발표에는 빠질 수 없는 비어 있는 이름이 하나 있다. 지난해 7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디오구 조타. 마르티네스 감독은 공식 발표 자리에서 그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그가 남긴 정신은 앞으로도 대표팀의 영원한 일원으로 함께 숨 쉴 것"이라고 말했다. 비어 있는 자리가 오히려 팀을 하나로 묶는 힘이 되기도 한다. 포르투갈은 슬픔도 동력으로 삼아 북중미로 향한다.

기록은 숫자로 남지만, 기억은 장면으로 남는다. 6회 연속 출전이라는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북중미 무대에서 어떤 장면을 만들어낼지다. 유종의 미가 될지, 아쉬움의 마무리가 될지 — 그것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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