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한화로 전격 트레이드-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 맞춰졌다.

“우승 없는 19년, 이제는 끝내야 할 시간이다.”

KBO 역사상 가장 정교한 타자, 통산 2,583안타의 주인공 손아섭이 마침내 한화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는다. 팀을 바꾼다는 건 익숙했던 모든 것을 떠나는 일이다. 하지만 손아섭에게 이번 이적은 단순한 유니폼 교체가 아니었다. 우승. 그토록 가까이 있었지만 한 번도 손에 닿지 않았던 그 목표를 위해, 그는 인생 후반전의 모든 것을 걸었다.

한화는 트레이드 마감일 마지막 날, 현금 3억원과 2026년 KBO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이라는 대가를 치르며 손아섭을 영입했다. 팀의 목표는 명확했다. '우승 청부사' 손아섭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금빛 결실을 맺겠다는 것. 시즌 내내 타선의 기복과 외야진의 뎁스 부족으로 고민하던 한화는 이 한 장의 카드로 모든 퍼즐을 맞췄다.

올 시즌 한화는 마운드의 위력적인 안정감 속에서도 타선의 파괴력이 아쉬웠다. 특히 1번 타순의 팀 OPS는 0.638로, 한화 전체 OPS보다도 낮았다. 이 자리에 손아섭이 들어선다는 것만으로도 라인업 전체에 숨통이 트인다. 통산 타율 0.320, OPS 0.845, 그리고 무엇보다도 2023년 타격왕에 오른 그의 타격 감각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다. 팬들은 벌써부터 외야에서 날아오를 그의 방망이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

2025년 시즌 손아섭은 NC 다이노스에서 76경기 타율 0.300, 33타점, OPS 0.741의 성적을 기록했다. 부상 전까지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여전히 '리그 3할 타자'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7월 24일, 옆구리 근육 손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잠시 멈춰섰다. 한화 구단은 손아섭의 몸 상태를 철저히 체크했고, 8월 초 복귀에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하에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단순히 성적만 보고 던진 승부수가 아니었다. 그의 리더십과 철저한 자기관리는 이미 KBO 전 구단에서 교과서로 회자되는 수준이다.

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에 데뷔한 손아섭은 15년 동안 부산 야구의 상징이었고, 이후 NC로 이적해 박건우, 박민우와 함께 중심 타선을 구축하며 전성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이제, 대전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 한다. 프로 18년 차, 통산 안타 1위, 아직 우승은 없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이적이 확정된 7월 31일, 팬들은 눈물을 삼키며 그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했다.

한화는 손아섭의 합류로 완성형 외야를 구성하게 됐다. 좌익수 문현빈, 중견수 루이스 리베라토, 우익수 손아섭. 여기에 김태연이 대타나 백업으로 힘을 보탠다면 타선 운용도 훨씬 유연해진다. 실제로 김태연은 7월 한 달간 4할 타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손아섭의 존재는 이들에게 정신적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빛나는 성적만큼 중요한 건, 매일 흔들리지 않는 루틴을 지키는 태도다. 손아섭은 그것을 19년 동안 증명해온 선수다.

NC 다이노스로선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팀의 중심이자 기록의 상징을 떠나보낸 것이다. 그러나 28일 최원준과 이우성, 홍종표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손아섭의 입지가 자연스럽게 좁아졌고, 결국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됐다. 임선남 단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 확보"라고 설명했지만, 구단 내부에서도 그를 보내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고 밝혔다.

손아섭은 누구보다 가을야구에 강한 선수다.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 0.338, OPS 0.862. 특히 최근 10년간 가을야구 OPS는 무려 1.008에 달한다. 한화가 그를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무리 정규시즌을 잘해도, 한국시리즈라는 마지막 무대에서 중심을 잡아줄 경험과 침착함은 반드시 필요하다. 손아섭은 그 역할에 완벽히 부합하는 선수다.

그는 늘 타석에 설 때마다 모든 걸 걸었다. 스트라이크 존을 꿰뚫는 눈, 결정적 순간마다 날리는 적시타, 그리고 누구보다 빨리 1루를 향해 뛰는 발. 손아섭은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에게 '이렇게도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존재였다. 그런 그가 이제, 한화라는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라는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트레이드는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한화라는 팀의 철학을 보여주는 결정이었다. '우승을 하겠다.' '지금이 그 때다.' 손아섭은 그런 팀에 마지막 불꽃을 함께 태우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이제 팬들은 기다린다. 그의 첫 타석, 첫 안타, 첫 득점. 그리고 마지막에 웃는 손아섭의 모습을. 오랜 세월 그의 플레이에 열광해온 팬들은 안다. 손아섭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한화에서의 새로운 챕터는, 어쩌면 그의 커리어에 가장 찬란한 한 페이지가 될지도 모른다.

2025년 여름, 대전엔 다시 한 번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바로 손아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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