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운용, 새 부동산 펀드 초읽기…대체투자 강화 포석

키움투자자산운용 모회사인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 제공=키움증권

키움증권 산하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새 부동산 펀드를 결성한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 부문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키움운용은 오는 8월 모회사 키움증권, 계열사 키움에프앤아이와 각각 1000억원, 300억원 규모의 수익증권을 거래한다. 키움가치추구형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호(가칭) 결성을 위해서다.

해당 펀드 운용 기간은 7년으로 만기일은 2031년 8월이다. 키움운용 관계자는 "새로운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준비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외부에 알릴 단계는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키움운용은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 규모를 확대해왔다. 대체투자 수탁고는 2018년 5조3508억원에서 2022년 8조575억원으로 성장했다. 이 중 부동산 수탁고는 2조9419억원에서 4억9096억원으로 66% 늘었다. 대체투자 내 부동산 비중은 2018년 54%에서 2022년 60%로 증가했다.

회사 측은 "2014년 12월 출범한 이후 3년동안에는 외형 성장에 주력했고 2018년부터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 방향으로 초점을 맞춰 글로벌과 대체투자 부문 확대에 초점을 두어 글로벌 운용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움운용은 해외 부동산 신탁 설정 금액을 높였다. 일례로 지난해 4분기 1181억원에 불과했던 키움베트남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호 보유 금액을 1분기에는 5035억원으로 4.2배 늘렸다. 보유 중인 부동산 신탁 7개 중 3개가 해외 부동산 신탁이다.

운영 중인 펀드 규모도 올 1분기 기준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부동산을 포함한 기타 펀드 증가율(3.5%)이 전체 펀드 잔고 증가율 중 가장 높았다.

올 3월 증권부문 총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했던 김기현 대표가 취임한 이후로는 대체투자 부문을 확충하고 있다.

현재 키움운용은 이동훈 이사대우가 이끄는 대체투자운용본부, 김경수 이사대우가 총괄하는 대체투자본부로 나뉘어 있다. 이 중 부동산 투자만 별도로 1,2팀이 있을 정도로 힘을 주고 있다.

차주 내로 이를 보강하는 조직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 대표 취임 이후 3달만에 국내외 부동산 펀드 신규 설정 및 운용 업무 담당자를 2번 충원했다.

지난 2020년 설립된 계열사 키움에프앤아이와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키움에프앤아이는 부실채권 투자 및 관리 전문회사다. 모회사 키움증권의 직∙간접적 자금지원을 바탕으로 2023년 이후 부실채권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2022년에는 은행권 부실채권 물량 축소와 경쟁심화로 매각 시점의 미상환 원금잔액(OPB) 기준 매입 규모가 14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23년에는 OPB 기준 약 6000억원까지 확대했다. 시장 점유율은 5.8%에서 13.2%까지 단숨에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의 성장을 위해 재무적 투자자로 출자를 받아 운용해 규모를 키우는 경우가 있다"며 "올해 은행권 부실 채권 매각 규모가 전년(5조4000억원)보다 성장한 6조9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으로 부동산 부실채권 매각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키움에프앤아이도 참여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