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셔액을 보충하거나, 엔진룸을 점검하기 위해 오랜만에 자동차 보닛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배터리의 (+)극과 (-)극 단자 주변에, 하얗거나 청록색의 가루가 소복이 쌓여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마치 배터리 액이 새어 나와서 굳어버린 것 같은 흉측한 모습.
"배터리가 터지려는 건가?",
"당장 교체해야 하나?"
덜컥 겁이 나고, 차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불안해집니다.
하지만 이 가루의 정체는 대부분 배터리 수명이 다했다는 신호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방치하면 시동 불량과 부품 고장을 유발하는 '조용한 암살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하얀 가루의 정체: 배터리가 흘리는 '황산염의 눈물'

이 하얀 가루의 정체는 바로 **'황산염(Sulfation)'**입니다.
발생 원인:
자동차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서 미량의 황산 가스를 외부로 배출합니다.
이 가스가 배터리 단자의 금속(납, 구리) 성분 및 공기와 만나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하얀 가루 형태로 결정이 되어 굳어지는 것입니다.
즉, 배터리가 '숨 쉬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가깝습니다.
왜 이 가루를 방치하면 안 될까요?
문제는, 이 황산염 가루가 전기가 흐르는 것을 방해하는 '절연체'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단자 주변에 이 가루가 두껍게 쌓이면, 배터리와 자동차를 연결하는 케이블 사이의 전기 흐름을 방해하기 시작합니다.
1. 시동 불량:
스타트 모터에 충분한 전력이 전달되지 않아,
아침에 시동이 '겔겔겔'하며 힘겹게 걸리거나 아예 걸리지 않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2. 충전 불량:
발전기(알터네이터)가 만든 전기가 배터리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배터리가 항상 부족하게 충전됩니다.
이는 배터리 자체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3. 전기 장치 오작동:
불안정한 전력 공급으로 인해 헤드라이트가 떨리거나, 오디오 등 다른 전자 장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리비 '0원', 5분 만에 해결하는 '셀프 청소법'
이 문제는 비싼 돈을 주고 정비소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누구나 5분 만에 직접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준비물: 베이킹소다, 칫솔(또는 쇠솔), 뜨거운 물
안전 확보: 먼저 시동을 끄고, 혹시 모를 스파크 방지를 위해 (-)단자 케이블을 먼저 분리하고, 그 다음 (+)단자 케이블을 분리합니다.


뜨거운 물 붓기:
종이컵 등에 뜨거운 물을 담아, 하얀 가루가 낀 단자 부위에 조심스럽게 부어줍니다.
이것만으로도 대부분의 가루가 녹아내릴 겁니다.
베이킹소다로 중화: 남아있는 찌든 때는, 베이킹소다를 뿌리고 칫솔로 문질러주면 화학적으로 중화되면서 깨끗하게 제거됩니다.
헹굼 및 건조: 깨끗한 물로 한번 더 헹궈낸 뒤, 마른 천으로 물기를 완벽하게 닦아냅니다.

재조립: 분리의 역순, 즉 (+)단자 케이블을 먼저 연결하고, 그 다음 (-)단자 케이블을 연결하면 끝입니다.

자동차 보닛 속, 잊고 있던 배터리를 한번 살펴보세요.
하얀 가루가 보인다면, 겁먹고 정비소로 달려가기 전에, 오늘 배운 '셀프 청소법'을 시도해 보세요.
간단한 정비 하나가, 당신의 차를 더 오랫동안 힘차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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