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 53% 급증, 무쏘·타스만 쌍끌이
오픈카 5배 성장…CLE ‘대중화’ 주도
EV 시장 둔화 속 무쏘 전기차 선전

올해 상반기 국내 픽업트럭과 컨버터블 차량 판매가 각각 53.6%, 41.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아의 ‘타스만’과 KG모빌리티의 ‘무쏘 EV’는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시장 성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벤츠는 오픈카 라인업을 대거 강화하며 전년 대비 약 5배의 판매 성장을 기록했다.
신차 출시와 소비자 수요 변화가 맞물리며 전통적인 차량 유형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픽업트럭, 불모지에서 인기 모델로
한때 국내 시장에서 ‘상업용 차량’으로만 여겨졌던 픽업트럭이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고 있다.
1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6월 픽업트럭은 1만 1290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5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등록이 5.7%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픽업트럭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한 것은 신차 ‘타스만’과 ‘무쏘 EV’다. 국산 픽업트럭 시장은 현재 두 모델이 양분하고 있으며 모두 출시 직후부터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자동차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타스만은 향후 2년 내 구매 의향이 있는 소비자 중 9%의 선택을 받았다. 무쏘 EV도 5%를 기록해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디자인을 앞세운 타스만은 기하학적 곡선과 직선이 어우러진 외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픽업트럭도 멋있을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무쏘 EV는 가격 경쟁력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전기차 보조금과 화물차 혜택을 적용하면 실 구매가는 3000만원대 초중반이며, 사업자 등록 시 부가세 환급도 가능하다.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 증가는 레저 문화 확산과 SUV 선호 트렌드의 영향도 크다. 과거에는 상업용 이미지가 강했던 픽업이 이제는 실용성과 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전기차 부진 속 ‘무쏘 EV’는 역주행

전기차 시장이 전체적으로 주춤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무쏘 EV는 이례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전체 수요가 둔화된 상황에서도 무쏘 EV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신차는 출시 후 3~4주가 지나면 관심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타스만과 무쏘 EV는 예외로 꼽힌다.
이는 단순한 흥행을 넘어, 전기차 시장 내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전통적인 픽업트럭에 전기 동력을 결합한 모델이 실용성과 경제성 모두를 갖추며 소비자 선택을 이끌어냈다.
오픈카 시장도 ‘봄바람’…CLE 중심으로 성장
픽업트럭과 더불어 컨버터블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오픈카는 2866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41.7% 증가했다.

이 중 메르세데스-벤츠는 CLE 카브리올레, AMG SL 등 고성능 라인업을 강화하며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벤츠는 올 상반기에만 1235대를 판매해 약 5배의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CLE 카브리올레는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간 1800대 이상 팔리며, 1억원 미만 가격대의 컨버터블로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한편 메르세데스-마이바흐의 첫 컨버터블 모델 ‘마이바흐 SL’도 이달 14일 국내에 공개됐다. 하반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이 차량은, 고급 오픈카 시장의 선택지를 한층 넓히고 있다.
‘차종’보다 ‘쓰임’이 바꾼 시장 판도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흐름은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차량의 ‘용도’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레저, 실용, 개성 등을 중시하는 소비자 패턴이 픽업트럭과 컨버터블의 판매를 견인한 것이다. 타스만과 무쏘 EV는 그 중심에 섰고, CLE를 앞세운 오픈카 시장 역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