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브랜드 리스크’ 재점화···딜 클로징 앞두고 비상
2080치약 리콜·상표권 분쟁까지···신뢰도 하락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애경산업이 태광그룹과 딜 클로징을 앞두고 다시 제품 리스크가 수면 위로 올랐다. 애경산업은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태부터 2080치약 리콜 사태를 맞았고, 이번엔 중소기업과 상표 도용 의혹까지 불거졌다. 애경산업 브랜드 신뢰도에 대한 의구심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실적, 주가마저 하락하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내달 19일 애경산업 인수 딜 클로징(거래 종결)을 앞두고 있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10월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애경산업 지분 약 63%를 47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달 계약금 235억원도 지급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애경산업이 국내에 들여온 2080치약 수입제품 870개 제조번호 중 754개 제조번호에서 트리클로산이 최대 0.16%까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트리클로산은 제품이 쉽게 변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보존제 성분이다.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구강용품 사용이 금지됐다. 국내에서 제조한 128종에서는 모두 트리클로산이 검출되지 않았다.
현재 식약처는 애경산업이 의도적으로 회수 보고서 제출을 지연했다고 보고 행정처분과 수사의뢰를 검토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12월19일 트리클로산 검출 사실을 인지했고, 같은달 24일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정청에 보고했다. 현행법상 문제 사실 인지 후 5일 안에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이달 5일에서야 회수 계획서를 제출했다.
애경산업의 2080치약 이슈로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태까지 재조명됐다. 당시 애경산업은 책임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2080치약의 경우 애경산업이 선제 리콜이라는 발 빠른 대처에 나섰지만, 브랜드 리스크는 반보고디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자발적 회수에 들어갔으나 문제가 된 젶무이 국내에서 2년6개월 동안 판매됐고, 매장에 여전히 진열돼 있다는 의혹이 일었다.
여기에 애경산업은 중소기업의 치약 제품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에 휘말렸다. 특허청 상표 특별사법경찰과는 구강케어 스타트업 에이카랩스가 애경산업과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법 위반 고소 건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에이카랩스는 2023년 5월 어린이용 고불소 치약 제품에 대해 발음의 유사성에 착안해 코뿔소 상표를 출원하고, 같은해 6월29일 해당 상표를 사용한 구강케어 제품을 출시, 상표권은 2023년 11월22일 정식 등록됐다.
애경산업은 2023년 8월 '2080 일사오공고불소 치약'을 출시했다. 에이카랩스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해당 제품과 포장에 '강력한 코뿔소 치약'이라는 문구를 표기했다. 이후 에이카랩스는 2024년 6월 상표침해 사실을 인지하고 두 달 뒤인 8월 애경산업 측에 침해 중단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업계 안팎에선 태광산업이 애경산업의 인수를 철회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태광산업은 인지도가 높은 애경산업을 활용해 기존 B2B 시장에서 B2C 시장으로 빠르게 안착하려 했지만, 애경산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소비재 특성상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만약 행정처분이나 수사가 진행되면 태광산업은 애경산업 인수 직후 법적 리스크를 부담해야 한다. 또 애경산업의 실적이 하락하고 있는 점도 태광산업 중장기 실적에 영향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545억원, 영업익 2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6%, 영업익은 54.8%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 하락한 1629억원, 영업손실은 3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4분기 화장품, 생활용품 사업 모두 실적 하락세를 나타냈다. 화장품사업의 4분기 누적 매출은 2150억원,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8%, 74.1% 급감했다. 같은 기간 생활용품사업 매출은 4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으나, 영업익은 136억원으로 23.3% 감소했다.
회사는 올해도 국내외 소비 환경 변화와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과, 프리미엄 기반 수익성 강화 등 전략을 수립해 시장별 경쟁력을 높이고,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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