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워치] '488억 밸류' 에스엠씨지, ‘유리용기 확대’ 수익 기대감 반영

/사진=에스엠씨지 홈페이지 캡처

화장품 유리용기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에스엠씨지가 스팩 합병 방식을 이용한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합병가액과 매출 산정 변경을 반영한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가운데 기업가치는 488억원으로 결정됐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쓰엠씨지는 지난 17일 키움제7호스팩과 합병비율을 1대0.6451613으로 확정하는 내용의 정정신고서를 냈다. 기업가치는 이전보다 낮춘 488억원(주당 3100원)으로 정해 원활한 상장 가능성을 높였다. 상장 이후 밸류는 570억원으로 예상된다. 앞서 2차 정정보고서에서는 주당 3275원을 유지했지만 3차 정정신고서에서 현실적으로 낮췄다.

합병가액은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각각 1대1.5 비율로 가중산술평균을 적용해 계산했다. 여기서 자산가치는 1427원, 수익가치는 4215원으로 산정했다. 수익가치는 현금흐름할인모형을 적용해 697억원으로 계산하고 이를 발행주식 수(1652만4918주)로 나눈 값이다. 계산 과정에서 올해 실적이 과거 성적을 상회한 점을 충분히 반영했다.

올해 실적 추정치를 보면 매출은 전년보다 36.5% 증가한 510억원, 영업이익은 56% 늘어난 43억원이었다. 또 증권신고서에 공개된 에스엠씨지의 향후 실적 추정치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매출은 오는 2025년 619억원, 2026년 703억원, 2027년 763억원, 2028년 828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자료=에스엠씨지 증권신고서

이처럼 수익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은 배경에는 최근 시장 변화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자리한다.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가 친환경 소비 트렌드에 맞춰 유리용기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엠씨지는 로레알, 존슨앤존슨 등 해외 기업은 물론 국내 뷰티 기업에도 제품을 공급한다. 매일 50t 규모의 유리를 녹일 수 있는 국내 최대 전기용해로 시설을 갖춰 유일하게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에스엠씨지는 용광로 등 핵심 설비를 완공하면서 비용 부담을 줄였다. 2021년과 2022년 투자에 나서면서 용해로와 제병기 등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당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지난해 증설을 완료하면서 하루 생산량은 기존 20t에서 50t으로 늘었다. 현재는 대부분의 시설투자를 마쳤고 영업활동으로 창출되는 현금은 상환에 쓰고 있다.

증설 투자를 마치면서 재무적 부담도 줄고 있다. 에스엠씨지의 부채비율은 2021년 말 163.7%였지만 공사가 진행되던 2022년 말과 2023년 말에는 각각 695.6%, 743.3%로 급등했다. 그러나 증설이 끝난 올 3분기 말에는 156.4%로 낮아졌다. 현금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도 지난해 말에 12억원이었지만 올 3분기 말에는 27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국내 뷰티 관련 업체는 글로벌 K뷰티 열풍으로 자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스팩 합병 상장에 나선 에스엠씨지를 비롯해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다올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를 추진 중인 영일유리공업 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스엠씨지 관계자는 “경쟁사 매출이 감소하거나 정체된 반면 에스엠씨지는 2021년 251억원, 2022년 316억원, 2023년 374억원, 올 3분기 누적으로 409억원을 기록했다”며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장품 유리용기 사업은 장치산업의 성격이 강하다”며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제적 자동화 투자와 다양한 고객사 확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