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치고 미국이 1위...K팝 수출 신기록으로 본 '승부처' [엔터코노미]

천윤혜 기자 2026. 5. 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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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뉴스1

K팝 음반 수출액이 사상 처음 분기 1억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성장의 무게중심이 아시아에서 미국,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 서구권 대중성 확보와 앨범 시장 전략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음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1억2000만달러(177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부터 동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연속해 경신 중이다. 특히 이 수치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3억달러, 4295억원)의 41%에 해당한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는 지난해 성과를 크게 넘어서는 호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수출 대상국 순위 변화다. 미국이 일본을 2위로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으며, 유럽연합도 중국을 앞지르고 3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북미(449.2%)와 유럽(397.7%)의 증가율은 아시아(71.9%)를 크게 웃돌았다. 아시아 주요국 대비 미국·유럽연합 등 비아시아 수출이 큰 폭으로 늘며, K팝 글로벌 확산세를 주도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K팝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장기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서구권 시장의 성공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것.

최근 몇 년 사이 비아시아, 특히 서구권에서 K팝의 위상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방탄소년단(BTS)은 2020년 K팝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 빌보드 핫100에 이름을 올렸고, 블랙핑크는 2023년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랐다.

이 기세 속 로제의 'APT.'가 글로벌 히트를 치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K팝을 향한 현지의 반응은 더 뜨거워졌다. 그리고 그 성과는 각종 시상식에서 증명됐다.

아일릿 괄사 앨범(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엔시티 위시 키링 앨범, 코르티스 싱잉볼 앨범 / 제공=빌리프랩, 에스엠, 빅히트 뮤직

로제는 지난해에는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상을, 올해는 영국 최고 권위 대중음악상 브릿어워즈에서는 올해의 인터내셔널 노래를 수상했다. 또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Golden'은 올해 제68회 그래미 어워즈 사전 행사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을 받았고, 제98회 아카데미와 제83회 골든글로브에서도 주제가상을 거머쥐었다.

이같은 성취가 이어지자 업계에서는 보수적이던 미국 음악 시장에서 K팝을 주류 문화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정 팬층에 국한됐던 K팝이 주류 문화로 올라서면 소비층은 넓어지고, 시장도 한층 커질 수 있다. 결국 서구권에서 대중성을 확보한다는 건 K팝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끄는 핵심 카드를 얻는다는 의미가 된다.

임도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K팝 IP들의 음반 판매량 내 미국 비중은 2022년 이후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스트리밍 중심 시장이며 피지컬 앨범 내에서도 CD보다 바이닐(LP 레코드) 소비 비중이 높다. 이러한 환경에서 음반 구매는 단순 소비를 넘어 미국 내 K팝 코어 팬덤의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음반 시장의 활기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도 요구된다. 여전히 음반은 엔터사들의 주요 수익원이다. 하이브는 지난해 음반/음원으로 7729억6000만원을, 에스엠은 3206억3825만원을 벌었다. 각각 회사의 전체 매출액의 29.2%, 27.3%에 해당하는 비중.

이에 최근 음반은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제이홉, 엔시티 위시, 라이즈 등은 키링 음반을 내놨고, 엔믹스는 MP3 플레이어, 에스파는 CDP 앨범과 반지 음반 등을 만들었다. 코르티스는 싱잉볼, 르세라핌은 스트레스볼 버전을 출시하기도. 아일릿은 신보를 통해 괄사 버전을 선보였다.

아티스트들의 세계관, 취향 등을 반영한 음반을 제작해 팬들의 소장 욕구를 높이는 전략이다. 이는 팬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회사의 실질적인 매출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