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교수 "윤석열 복귀하면 국민의힘과 검찰에 재앙이 될 수도...!!"

[전우용의 역사에서 배우는 교훈]
군부, 尹 복귀하면 권력 나누겠지만,
곧 尹·金 처리후 종신집권 독재 꾀할 것
검찰들에게도 권력 나눠줄 이유 없어
무고한 시민 10만명 이상 투옥 뻔해
우린 이런 계획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탄핵에 반대하는 기득권 세력들

윤석열 탄핵안이 가결되던 날, 광화문 광장에서는 수만 명이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다음 주말에도 ‘탄핵 무효, 2차 계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헌법재판소 앞에는 탄핵 기각을 염원하는 화환들이 늘어서 있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에 따르면,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이 21%에 달한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와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내란’으로 인정하고 내란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고 한 국무위원은 한 명도 없다.

자칭 여당인 국민의힘은 탄핵에 반대했을 뿐 아니라 헌법재판관 추가 임명과 ‘내란특검’ 구성에도 반대한다. 무장한 군인이 국회를 침탈하는 장면을 전 국민이 TV 화면으로 보았음에도, 윤석열이 임명한 대법원장은 ‘내란죄’ 여부에 대해 아무런 의견도 내놓지 않는다. 그의 침묵은 ‘내란이 아닐 수 있다’는 대국민 메시지와 다를 바 없다. 이 나라의 행정, 입법, 사법부를 장악한 기득권 집단과 그들을 추종하는 일부 대중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을 기대하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2023년 3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해군 특수전전단을 방문했을 당시 사격 자세를 취한 모습. 사진=대통령실

이집트에서 실제 일어난 반동(反動)

2011년, 이집트 국민들은 유혈 시위 끝에 29년 간 장기집권한 독재자 무바라크를 몰아냈다. 비상 상황에서 구성된 과도정부는 선거법을 새로 제정했고, 이에 따라 의회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었다. 2012년 6월, 무르시가 이집트 역사상 최초의 민주적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런데 선거 직전 이집트 헌법재판소는 새 선거법을 위헌으로 판정하고 의회 선거를 무효화했다. 비례대표제가 ‘정당에 가입하지 않은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제도라는 주장이었다.

전 세계 민주국가들에서 시행되는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위헌으로 몰아야 할 정도로, 헌법재판관들은 무르시를 싫어했다. 헌법재판소의 이 결정으로 이집트는 다시 혼돈의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집트 전역에서 무르시 지지 시위와 반대 시위가 빈발하는 가운데 경제사정은 나빠졌고, 무르시 지지율도 급락했다.

2013년 7월, 국방장관 엘시시는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헌법의 효력 정지를 선언하고 임시대통령으로 헌법재판소장 만수르를 추대했다. 무르시는 자기가 임명한 국방장관에 의해 실각하고 체포되었다. 2014년 6월, 엘시시는 임시대통령을 물러나게 하고 형식적인 선거를 거쳐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는 지금도 이집트 대통령이다.

윤석열 복귀, 누구에게 좋을까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하여 윤석열을 대통령직에 복귀시킨다면, 한국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국민의힘 주장대로 정말 정국이 안정되고 국가가 ‘정상화’할까? 탄핵에 반대한 자들은 계속 안전하게 ‘기득권’을 누릴 수 있을까?

복귀한 윤석열에게 가장 급한 일은 ‘내란죄’ 수사와 기소를 막는 것이다. 증거와 증언이 명백한 범죄이니만큼, 이를 막는 길은 다시 헌정을 중단시키는 것뿐이다.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을 것인가, 아니면 군인들에게 권력을 나눠줄 것인가 사이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광화문에서 ‘탄핵 무효’를 외치는 사람들의 염원대로, 그는 다시 한 번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다.

내란에 가담한 군 장성들의 행태를 보면, 그들이 하나회 숙청으로 소멸한 ‘정치세력으로서의 군부’를 재건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5.16 쿠데타와 12.12 쿠데타에 가담했던 자들이 평생 어떤 영화(榮華)를 누렸는지 잘 아는 장성들이 쿠데타를 통한 집권 유혹을 떨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은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는 것이 계엄령 선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종북 반국가세력’이란 어떤 사람들일까? 민주당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 전농 회원, 기타 민주적 시민사회단체 회원, 윤석열 퇴진 서명운동 참가자들,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들, 이들 중 ‘종북 반국가세력’ 혐의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얼마나 될까? 계엄사에 만들어질 합동수사본부가 ‘혐의자’ 중 1%만 구속해도 10만 명을 훌쩍 넘어선다.

이 많은 사람을 체포, 투옥, 고문하고서도 계엄군이 ‘본연의 임무’로 복귀할 수 있을까? 피해자와 희생자들, 그 가족들의 원한을 총칼 말고 무엇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12.3 불법계엄이 성공했다면 군부독재체제를 열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 사진=연합뉴스

검찰 독재 아닌, 군부 독재의 나라로

그들이 원한의 표적이 되는 걸 감수하고 윤석열에게 계속 충성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이승만의 1952년 친위쿠데타가 성공한 것은 전쟁 중이라 미군이 작전권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박정희의 1972년 친위쿠데타가 성공한 것은 그가 군부의 대표였기 때문이다. 실패하면 사형당할 일을 ‘아무런 대가 없이’ 저지르는 사람은 없다. 자식과도 나누지 않는 것이 권력이다.

정권 장악의 기회를 포착한 군부가 무엇 때문에 검찰 정권에 계속 충성하겠는가?

‘종북 반국가세력’을 척결한 다음, 또는 그와 동시에

계엄군이 할 일은 ‘부패세력’을 척결하여 대중의 환심을 사는 것이다. 박정희도 전두환도, 야당과 민주화운동 인사들은 ‘용공세력’으로, 정치적 기득권 세력은 ‘부패세력’으로 몰아 처단했다.

가진 것 없는 ‘용공세력’을 척결한다고 군인들 주머니가 두둑해지지는 않는다. 정치적 기득권 세력을 가급적 많이 쫓아내야, 군부가 차지할 자리도 그만큼 넓어진다.

비상계엄하에서 나빠질 수밖에 없는 경제사정으로 윤석열 정권에 대한 대중의 환멸은 더 깊어질 것이며, 계엄 군부는 그런 상황을 자기 정당화에 이용할 것이다.

군부독재 체제의 재출범을 알리는 신호탄은, 김건희 윤석열을 부패 혐의로 체포, 처단하는 일일 것이다. 물론 지난 번의 계엄이 ‘성공’했더라도 상황은 분명 이런 식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기득권세력조차 재앙이 될 것

윤석열의 복귀는 국민의힘과 검찰 등 지금의 정치적 기득권 세력에게도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

세상을 군법(軍法)으로 지배한다는 선언이 계엄령이며, 계엄령은 곧 1인 종신집권과 군사독재체제로 향하는 길이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계엄령 역사가 증명하는 바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탄핵 찬반의 문제는 ‘이념 문제’가 아니다. 자기가 무엇을 바라는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극도의 어리석음’을 우리 사회의 상식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의 문제다. 저 어리석음이 설 자리를 확실히 줄여야, 우리 세대와 자식 세대가 총칼의 위협 아래 포로처럼 살아갈 미래를 예방할 수 있다.


※ 필자인 전우용 교수는 우리 시대의 역사의식을 바로잡기 위해 정치 현안에 대해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는 역사학자다. <우리 역사는 깊다>, <내 안의 역사>, <민족의 영웅 안중근> 등의 저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