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 파행...민주 ‘역사 팔아서 미래 살 수 없다’ 피켓에 與 입장 거부

김현주 2023. 3. 18.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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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尹 방일 놓고 '사죄' 공방도
박홍근 민주 원내대표 "일본은 강제동원 비롯한 과거사에 진정 어린 사과 한마디 없었는데도일방적 무역보복 조치에 죄다 항복 선언. 굴복에 이어 위안부 문제까지 국민 자존감·역사 인식 헐값에 팔아 日 정부 편에 선다면,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 없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기시다 총리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포함해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 계승한다며 크게 보면 사죄의 뜻이 포함시켜. 나라 미래는 안중 없고 정치적 계산만 하는 민주당에 대해 국민이 엄중하게 심판할 것" 반박
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놓고 17일 여야가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본의 사과가 없는데도 윤 대통령이 관계 개선에 나섰다며 '굴욕 외교'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반일 감정을 이용해 정상회담의 성과를 깎아내린다며 윤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뉴스1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이 결국 일본의 하수인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일본에 조공을 바치고 화해를 간청하는 그야말로 항복식 같은 참담한 모습이었다"며 "오므라이스 한 그릇에 국가의 자존심, 피해자 인권, 역사의 정의 전부를 다 맞바꾼 것이라는 우리 국민의 한탄 소리가 틀려 보이지 않고 영업사원이 결국 나라를 판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틀린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관련) 구상권 청구는 없을 것이라고 일본 눈치만 살폈는데,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고 이후의 국가 정책 최고결정권자는 다른 사람이 되는데 이 문제에 대한 확답을 누가 지금 할 수 있겠느냐"며 "친일 논쟁을 넘어 숭일 논쟁이 벌어질 지경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일본은 강제동원을 비롯한 과거사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 한마디 없었는데도 일본의 일방적 무역보복 조치에 죄다 항복을 선언하고 말았다"며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때만 독립운동가를 팔고 정작 대통령이 돼서는 강제징용 굴복에 이어 위안부 문제까지 국민 자존감과 역사 인식을 헐값에 팔아 일본 정부의 편에 선다면,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국민은 '대통령 잘못 뽑았다. 알고 보니 친일파였다'고 이야기한다"며 "알고 보니 뼛속까지 친일이었다. 이것 하려고 대통령 출마한 게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완용이 환생이라도 한 것 같았다. 삼전도의 굴욕이 재연됐다"고 말했으며, 임선숙 최고위원도 "나라 팔아먹으니 좋은가. 조선 총독 임명장을 받으러 일본에 간 것이냐"고 비판했다.

여당은 윤 대통령을 적극 엄호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일 정상은 양국이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는 인식을 같이하고 셔틀 외교를 복원하기로 뜻을 함께했다"며 "한일관계 정상화는 복합 위기에 놓인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와 활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 원내대표는 야당의 '굴욕외교' 비판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고 했다"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한국 국민에게 손해와 고통을 안겨준 것에 통철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 사죄를 담고 있기에 이에 대한 재확인은 양국의 새로운 미래 발판으로 볼 수 있고, 크게 보면 사죄의 뜻이 포함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은 여당일 때도 반일 감정을 부추겨 선동하는 것밖에 하지 않더니 야당이 되어서도 반일 감정을 더욱 선동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나라의 미래는 안중에 없고 오로지 정치적 계산만 하는 민주당에 대해 국민이 엄중하게 심판할 것"이라며 "국민과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린 윤 대통령의 선택에 대해 역사가 제대로 평가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이 반일 감정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한일관계 개선으로 양국 간의 신뢰 구축이 다시 시작됐는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굴욕', '굴종', '조공 보따리' 등 막말을 쏟아내며 트집 잡기에 혈안"이라며 "반일 선동과 정치적 선동으로 이익을 누려왔던 민주당이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덮으려는 호재로 또 죽창을 들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사진)에선 여야 의원들이 한일 정상회담을 놓고 충돌하며 파행을 겪었다. 전체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에 놓인 노트북에 태극기와 함께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달았다. 국민의힘 측은 이를 문제삼으며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아 개의하지 못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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