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히잡 시위에 불 댕긴 스물두살의 마흐사 아미니 1주기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 의문사한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사망 당시 22세)의 1주기를 맞아 세계 각지에서 추모시위가 이어졌다. 로이터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각) 주말을 맞아 아미니 1주기를 기리는 시위가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곳곳에서 일어났다.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튀르키예 이스탄불 등에서도 아미니의 죽음을 애도하고 이란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미국 백악관 앞에서도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여 아미니를 추모했다.
한국에서도’이란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시민모임(시민모임)’이 13일 서울 용산구 이란대사관 앞에서”극단적 여성 억압과 시민의 자유를 탄압하는 모든 인권침해 중단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란 당국은 아미니 사망 1주기를 앞두고 추모행사를 계기로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반정부 소요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미니의 아버지를 억류했다 풀어주기도 했다. 아미니의 아버지 암자드 아미니는 보안당국으로부터 딸의 묘지에서 1주기 행사를 하지 말라는 경고를 들은 뒤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가족들이 참석하는 추모식은 열리지 못했다. 이란의 국영 통신인 이르나(IRNA)는 암자드가 억류됐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며 보안당국이 그를 암살하려는 시도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9월 13일 당시 스물두살이던 쿠르드계 이란 여성 아미니는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똑바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순찰대에 체포돼 조사를 받은 지 나흘 만에 숨졌다. 히잡 아래로 머리카락이 드러났다는 이유였다. 이란의 지도 순찰대는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단속하는 조직이다. 가족들은 아미니가 경찰의 고문에 의해 숨졌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어떠한 폭력도 없었다고 잡아다.
아미니의 죽음은 이란 전역에 큰 소요사태를 불러왔다. 시위는 아미니의 고향인 이란 서부 쿠르디스탄주(州) 사케즈에서 장례식이 거행된 후 격화됐다. 이란 전역에서 수천 명이 이란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에 동참했으며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정부 수립 이래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몇 달 동안 이어졌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이 기간에 551명이 숨지고 2만2천명 넘게 체포됐다. 아미니의 죽음은 전 세계 수많은 무슬림 여성들이 히잡을 벗어 불태우는 등 이란인들의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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