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블비로 불렸던 그 차
453마력, 제로백은 4초 대
람보르기니 부럽지 않은 배기음

강력한 성능과 묵직한 엔진음으로 자동차 마니아들의 로망인 V8 엔진 차량. 그중에서도 국내 소비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모델인 쉐보레 카마로는 5000만 원대라는 비교적 ‘현실적인’ 가격으로 8기통 고성능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다.
특히 카마로는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범블비 캐릭터로 등장하며 국내외 자동차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영화에서는 범블비, 미국 전통 스포츠카 카마로

쉐보레 카마로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포드 머스탱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스포츠카다. 당시 이 모델은 날렵한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 그리고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미국 젊은이들의 드림카로 자리매김했다.
6세대 쉐보레 카마로 SS는 배기량 6,162cc의 V8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53마력, 최대토크 62.9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4초대. 이 수치는 1억 원이 훌쩍 넘는 고성능 수입차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V8 엔진 차량은 뭐가 있나?

국내 시장에서 ‘V8 엔진’은 흔치 않다. 재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8기통 차량은 대부분 고가의 수입차다. 예를 들어, 람보르기니 우루스는 V8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차량 가격이 3억 원대에 이른다.
포르쉐 카이엔 터보 역시 V8 엔진을 장착하고 있지만 기본 가격만 2억 원에 육박한다. 벤츠 AMG G63, 이른바 ‘지바겐’으로 불리는 이 차량은 오프로더 이미지와 함께 고성능 V8 파워트레인을 자랑하지만, 역시 3억 원 이상의 가격으로 일반 소비자에겐 그림의 떡이다.
V8 엔진, 배기량 6,162cc의 유지비는?

이처럼 V8 엔진 차량은 강력한 성능과 특유의 사운드로 자동차 마니아층에겐 여전히 매력적인 존재지만, 현실적인 구매와 유지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우선 자동차세부터 살펴보자. 쉐보레 카마로 SS의 경우 6,162cc의 배기량에 따라 연간 자동차세는 100만 원을 훌쩍 넘긴다. 여기에 V8 엔진 차량은 대부분 고급유 주유가 필수이며, 도심 주행 기준 연비는 5~6km/L 수준에 불과하다. 매달 1,000km 이상 주행한다면 연료비만으로도 상당한 부담이 생긴다.
보험료 또한 문제다. 고성능 수입차는 기본 보험료가 높을 뿐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수리비와 부품값이 일반 차량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운전 경력이 짧은 경우 보험료는 수백만 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
전동화 시대, 카마로의 단종

GM은 최근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35년까지 모든 승용차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에 따라, 내연기관 모델 정리는 불가피했다.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V8 차량’이라는 타이틀을 지녔던 쉐보레 카마로 SS는 2024년을 끝으로 단종됐다. 카마로의 뒤를 이을 후속 모델은 전기 스포츠카로 계획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V8 특유의 엔진음과 주행 감성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는 카마로 SS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생산 중단에 따라 부품 수급의 어려움이 있어 메인카보다는 단기 소장이나 감성적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자층에게 적합한 선택이 될 것이다.
한편, 머슬카 시장은 점차 축소되고 있으며, V8 엔진은 강화되는 각국의 배출가스 규제를 넘기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머슬카들이 잇따라 단종되면서, 오히려 희소성이 부각돼 수요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향후 클래식카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쉐보레 카마로는 오랫동안 자신만의 존재감을 지켜온 모델이었다. 합리적인 가격에 경험할 수 있었던 V8 자연흡기 엔진, 영화 속 히어로 같은 상징성, 그리고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