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기기 제조 기업 일진전기가 중전기 부문을 앞세워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전선 사업이 안정적인 외형을 유지하는 사이 고수익 전력기기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역대 1분기 중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홍성 변압기 2공장도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중전기 매출 61% 증가…전사 수익성 견인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진전기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061억원으로 전년 동기 4574억원보다 1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0억원에서 508억원으로 49.1%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29억원에서 359억원으로 57%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보다 이익 증가율이 높아지며 수익성 개선 폭이 두드러졌다.
일진전기는 초고압·중고압 전선, 변압기, 차단기 등을 제조·판매하는 종합 중전기 제조 기업이다. 영위하는 사업은 크게 전선 부문과 중전기 부문으로 나뉜다. 전선 부문은 나동선, 알루미늄, 나선, 전력선 등을 담당하며 중전기 부문은 변압기와 차단기 등 전력기기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수익성 개선의 중심에는 중전기 사업이 있었다. 일진전기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총이익은 777억원으로 전년 동기(593억원)보다 31% 증가했다.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도 각각 15.4%, 10%를 기록해 전년보다 상승했다.
전선 사업 부문의 1분기 매출은 3847억원으로 전년 동기 3815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전기 사업 부문 매출은 60.6% 늘어난 120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선 부문 211억원, 중전기 부문 292억원을 기록해 중전기 사업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중전기 부문의 이익률도 전선 부문을 크게 웃돌았다. 일진전기의 1분기 전선 부문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한 반면 중전기 부문은 24.2%에 달했다. 변압기와 차단기 등 고부가 전력기기 매출이 늘면서 전사 수익성도 함께 개선된 것이다.

이처럼 중전기 사업의 이익 기여가 커진 데에는 전방 시장의 수요 확대가 자리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며 초고압 변압기와 전력망 설비 수요가 늘고 있다. 여기에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이어지며 전력기기 투자 환경도 우호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일진전기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은 미국의 노후 전력 인프라 교체와 전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건설로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생산 능력 확대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일진전기는 지난해 10월 홍성 변압기 2공장의 가동을 시작했다. 올해 1분기 홍성 변압기 생산능력은 1250억원 수준으로 산정됐지만 실제 생산실적은 1317억원을 기록했다.
잇단 해외 수주…운전자본 부담은 확대
전선 사업도 해외 수주를 바탕으로 매출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일진전기는 지난 12일 싱가포르 전력청과 1086억원 규모의 초고압 전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4월에는 캐나다 앨버타주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1200억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공급 계약도 따냈다.
회사 관계자는 "증설된 홍성 변압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며 국내와 미주·유럽 등의 초고압 변압기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주잔고는 향후 매출 가시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일진전기의 1분기 말 수주잔고는 17억6158만달러로 2조6496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변압기 등 중전기 부문 수주잔고는 12억2982만달러로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이와 함께 해외 수주잔고는 13억964만달러로 전체의 74%를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프로세스 변화를 통한 생산능력 향상과 글로벌 수주 활동 확대가 매출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적 성장에 맞춰 재무 규모도 확대됐지만 차입과 운전자본 부담은 다소 높아졌다. 일진전기의 1분기 말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6031억원, 부채총계는 1조372억원으로 172%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비 자본총계는 늘었지만 부채총계가 더 크게 증가했다.
이와 함께 1분기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843억원으로 지난해 말 1376억원보다 늘어났다. 다만 같은 기간 유동성 차입금도 723억원에서 2082억원으로 증가하며 생산과 수주 대응 과정에서 자금 부담이 확대됐다.
일진전기는 생산능력 증설과 수주 확대를 바탕으로 성장 흐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두 축인 전선 사업과 중전기 사업이 모두 지속적인 매출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2분기에도 활발한 수주 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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