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연포탕' 인사, 유승민계 품었다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3. 3. 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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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포탕(연대·포용·탕평)' 인사를 예고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친유승민계 강대식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하며 외연 확장에 나섰다. 이철규 사무총장과 함께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전략을 담당하게 되는 부총장으로 박성민·배현진 등 초선 의원을 전면 배치하면서 쇄신 외형을 갖춘 사무총장단도 선보였다.

국민의힘은 13일 최고위원회를 개최해 사무총장과 부총장 및 대변인 등 주요 당직 인사를 의결했다.

당대표가 임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대구 동을을 지역구로 둔 강 의원이 낙점됐다. 3·8 전당대회 결과 전원 친윤계 인사가 최고위를 장악한 가운데 이를 의식해 결단을 내린 셈이다. 강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유승민 후보 대외협력본부장을 지냈고 유 후보의 지역구를 사실상 물려받았다. 김 대표는 해당 인사를 통해 친윤계 일색이란 최고위원 구성에 대한 비판을 피해 가며 연포탕 정치에 대한 약속을 지켰다는 명분도 챙겼다. 나경원 전 의원을 도왔던 김민수 전 경기 성남 분당을 당협위원장도 '원팀' 기조하에 대변인으로 낙점됐다.

내년 총선과 관련된 핵심 요직에는 친윤계 초·재선 의원들이 전면 배치됐다. 당 사무총장에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당시 총괄보좌역을 맡았던 재선 이철규 의원이 임명됐다.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직은 당의 조직과 자금을 관리하며 총선 공천관리위원회의 실무를 맡는다. 총선 국면에서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결국 이 의원 몫이 됐다.

사무총장을 도와 실무를 진행할 전략기획부총장에는 박성민 의원이, 조직부총장에는 배현진 의원이 임명됐다. 특히 이준석 대표 시절 최고위원을 지냈던 배 의원은 1년여 만에 다시 당의 요직에 기용되며 재신임을 받았다.

배 의원은 당초 이번 전당대회 출마가 점쳐졌으나 자진 사퇴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김 대표 체제에서 다시 한 번 부총장직을 맡으며 대표적 초선 친윤계 의원임을 증명했다.

박 의원 역시 윤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공천 등을 담당할 사무총장단 전체가 친윤 구도로 확정돼 내년 총선을 겨냥한 당의 전략도 '윤심'이 바탕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또 공천 여론조사를 총괄하는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원장에는 초선 박수영 의원이 임명됐다.

대변인단은 5명으로 재편됐다. 수석대변인에는 친윤 유상범·강민국 의원이 발탁돼 당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아울러 김기현 캠프에서 활동한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과 김예령 캠프 수석대변인도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실무적인 일을 많이 해오시고 능력을 가진 분들을 중심으로 인선했다"며 "대통합에 맞는 인물을 선정한 만큼 향후 선정될 인사들도 그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의 '연포탕' 행보에도 불구하고 이준석계와의 연대에 대해서는 지도부 안팎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의원은 몰라도 이준석 전 대표는 안고 가기 힘들다"고 선을 그은 반면, 태영호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도 총선을 이겨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면 함께 가는 게 옳다"며 상반된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최고위원 간에 의견이 갈리는 만큼 이준석계 포용 여부를 놓고 당 지도부 차원에서도 여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당사자인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태영호 의원보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말이 맞는다"며 함께 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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