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논란 거리두고 '민생' 전면에..尹대통령, 국면전환 나선다

박소연 기자 2022. 10. 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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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 경축연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과 후속 외교 일정을 매듭지은 대통령실이 '경제와 민생'을 키워드로 국면 전환에 나선다. 야권이 윤 대통령의 순방 기간 사적 발언 등 논란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휘말리지 않겠다는 '마이 웨이' 의지를 밝힌 것이다.
김대기, '필요이상 논란' 野 직격…"경제·민생 전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5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제5회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참 아쉬운 게 대통령의 순방 성과를 두고 정치권에서 필요 이상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이런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 국민에게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특히 윤 대통령의 뉴욕 순방 기간 사적 발언 보도를 겨냥한 듯 "언론사가 가짜뉴스로 한미 간 동맹을 훼손하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진 외교장관 해임 건의도 언급하며 "대통령의 외교 성과가 상당하다"고 두둔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실은 정쟁을 떠나 경제와 민생에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야권의 '외교 참사' 문제 제기를 '필요 이상의 논란'이자, 시급한 민생과 경제 현안 대응과 배치되는 것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같은 입장은 전날(2일)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서면브리핑에서도 드러났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의 뉴욕·캐나다 순방,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방한 등에 따른 외교 성과를 재강조하며 "윤석열 정부는 외교 일정을 마친 이제 다시 민생에 집중한다"고 했다. 또 "우리에게 외교란 도약이냐 도태냐를 결정하는 담장 위를 걸어가는 일"이라며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국민과 국익을 지켜갈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이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민주당의 박 장관 해임건의안 질문에 "총칼 없는 외교전쟁의 선두에 있는 장수의 목을 친다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여러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민주당의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경제와 민생 행보에 매진하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뉴욕 발언 입장 표명 없을 듯…지지율 하락은 변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뉴욕 사적 발언 관련 별도의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된 진상 규명은 여당에 일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봉합의 첫 단추는 (MBC가) 왜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특정해(보도해)서 국익 침해까지 이어갔는지를 밝히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질의에 명확한 답변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순방 등 영향으로 국정 수행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에서 논란에 대한 봉합 없이 국정 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지난달 30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9월5주차 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긍정평가는 한 주 전보다 4%포인트 떨어져 24%를 기록했다. 지난 8월1주차 때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와 같은 수치다. 9월3주차(33%) 대비 2주간 9%p 급락했다.

이날 리얼미터 9월4주차 주간집계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31.2%로 한 주 전보다 3.4%p(포인트) 하락했다. 부정평가는 한 주 전보다 3.8%p 오른 66.0%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국감, 국정 동력 회복 시험대 될 듯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직원들이 휴일도 잊은 채 회의장을 점검하는 등 국정감사 준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오는 4일 시작되는 국정감사는 윤 대통령이 논란을 떨치고 리더십을 회복하는 데 있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야권은 순방 논란과 더불어 대통령실 이전 문제,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주가 조작 의혹 등을 파고들며 총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등을 따질 전망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당시 태양광·탈원전 정책,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북어민 북송 등 안보 이슈를 집중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전 정권 책임론과 현 정권 경제론이 정면 격돌하는 것이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연구위원은 "집권당 입장에선 이번 국감이 전 정권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탓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지지자들로 하여금 윤 대통령을 선출하고 지지한 이유를 환기시킬 수 있는 모멘텀"이라며 "다만 비속어 논란이 국감으로 무대를 옮겨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지지율 회복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국감 가짜뉴스 경보령을 내렸다. 야권의 악의적인 허위 공세를 좌시하지 않겠단 입장이다. 김 실장 역시 이날 고위당정에서 "이번 외교장관 해임 건의와 같이 근거 없는 정략적 공세에 대해서는 내각과 여권 모두 단호하게 대응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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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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