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늦여름 풍경…'단풍 없는 단풍축제' 지자체 울상
오늘(25일)부터 대구 팔공산 단풍 축제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온 산 나무가 푸른 빛입니다. 올해 유난히 길었던 더위 탓에 단풍이 들지 않은 것인데 다른 가을 축제들도 죄다 비상입니다.
윤두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산 입구에는 단풍축제 시작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봤습니다.
올라가는 내내 푸른 나무만 보입니다.
예년 이맘때는 곳곳이 울긋불긋했는데, 올해는 아직 늦여름 풍경입니다.
[김경희/등산객 : 지금쯤은 아마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하고 왔는데 없네요, 단풍이.]
단풍이 없는 단풍축제에는 사람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박정희/팔공산 상인 : 단풍이 곱게 들고 손님도 많이 오시고 그래야 장사가 되는데 올해는 늦게까지 더워서…]
올여름 기온은 지난 10년 평균보다 1.3도 높았고 9월에도 더위가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산림청도 '단풍 절정' 시기를 예년보다 닷새 정도 늦은 이번 주말로 내다봤습니다.
그런데, 10월 초에도 더위가 안 물러나며 그 예상마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이재원/팔공산 단풍축제준비위원장 : 10월 19일, 20일에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도 단풍이 좋았죠.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23년 동안에…]
다른 가을 축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빨리 좀 자라라, 억새야. 은빛억새가 겁나게 잘 피게 해주세요. 비나이다. 비나이다.]
억새 축제 날짜는 다가오는데 꽃이 안 피자 속이 탄 축제 담당 공무원이 올렸던 영상입니다.
그나마 축제 시작 전 억새가 펴서 광주는 행사를 치렀는데, 전남 신안군은 9월 말 예고했던 '퍼플섬 아스타 꽃 축제'를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섬 전체를 뒤덮어야 할 보라색 꽃들이 아예 안 폈기 때문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이상기후 때문에 앞으로 계절과 관련한 축제들을 이어 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화면제공 인스타그램 'gjseogu'·대구시청·신안군청]
[영상취재 이인수 / 영상편집 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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