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력의 중추인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에서의 무인기 운용은 현대 해군 전략의 핵심 요소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한국이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최근 한와 에어로스페이스와 미국 GA-ASI의 그레이이글 STOL 공동개발 협약과 한국 해군의 독도함에서의 테스트는 글로벌 항공모함용 무인기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독도함에서의 그레이 이글 STOL 테스트, 그 의미는?
지난 2024년 11월 13일, 한국 해군은 독도급 강습상륙함인 독도함에서 그레이 이글 STOL(단거리 이착륙)을 테스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무인기는 약 1시간 동안 비행한 후 포항 기지에 착륙했습니다.
이 테스트는 단순한 기술 시연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영국 해군이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에서 모하비(Mojave)를 테스트한 사례를 따른 것으로, 한국도 이제 해상 기반 무인기 운용이라는 세계적 트렌드에 합류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특히 독도함과 같은 상륙함에서의 무인기 운용은 미래 해상 작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합니다.
한국 해군이 테스트한 그레이 이글 STOL은 모하비의 기술과 경험을 접목한 단거리 이착륙기로, 그레이 이글 25M에 도입된 첨단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의 MQ-1C 그레이 이글에 비해 크게 개선된 이 무인기는 비포장 활주로나 제한된 공간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함정 운용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한화-GA-ASI 협력, 글로벌 함재 무인기 시장 공략의 시작
2025년 4월 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무인기 개발 최대 기업인 GA-ASI와 그레이이글-STOL을 공동개발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한화가 육상과 해상 무인 시스템에서 보여준 강점을 항공 분야로 확장하는 전략적 행보로 보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는 이 프로젝트에 7,500억 원 이상(약 5.1억 달러)을 투자하여 국내에 개발 거점과 생산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며,
양사는 2027년까지 GE-STOL 양산기의 초도 비행을 완료하고,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국가들에 판매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GA-ASI는 그레이이글-STOL의 향후 10년간 수요를 600기 이상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는 함재 무인기 시장의 폭발적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한화와 GA-ASI의 협력은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글로벌 함재 무인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동맹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함재 무인기가 가져올 해군력의 혁신
함재 무인기, 특히 그레이이글 STOL과 같은 중고도 장기체공형 무인기(MALE UAV)가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에 탑재되면 해군 작전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작전 반경이 획기적으로 확장되어 함재기의 한계를 넘어 더 멀리, 더 오래 정찰과 감시를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레이이글 STOL은 최대 48시간 연속 비행이 가능하므로, 함대의 '눈'을 크게 확장시켜 줍니다.
또한, 적 방공망이 강력한 지역에서의 정찰이나 전자전 임무를 유인 항공기 대신 무인기가 수행함으로써 인명 손실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위험한 작전 환경에서 조종사의 목숨을 걱정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은 작전 계획 수립에 있어 큰 자유도를 부여합니다.

대잠수함전(ASW) 능력도 크게 강화됩니다. 소노부이 디스펜서 포드를 장착한 무인기가 넓은 해역을 장시간 순찰하며 적 잠수함의 움직임을 감시합니다.
이는 기존 헬리콥터나 대잠 항공기로는 불가능한 수준의 지속적인 감시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미국, 중국, 튀르키예는 이미 이 개념을 적극 발전시키고 있으며, 한국도 이 흐름에 합류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비용 효율성이 주목됩니다.
유인 함재기 한 대의 가격으로 여러 대의 무인기를 운용할 수 있어 함대의 전체적인 감시 및 타격 능력을 경제적으로 증강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한정된 국방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어야 하는 중견 해군국들에게 특히 매력적인 옵션입니다.
한국 해군의 함재 무인기 도입 전망
현재 한국 해군의 무인기 운용 비전은 공군이나 육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태입니다.
S-300과 같은 소형 무인 헬리콥터 운용에 머물러 있어, 당장 그레이 이글 STOL을 대규모로 도입할 분위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독도함에서의 테스트는 한국 해군도 함재 무인기의 잠재력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한국이 추진 중인 경항공모함(CVX) 사업과 연계한다면, 향후 그레이이글STOL과 같은 중고도 무인기의 도입은 필연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의 한국 해군은 경항공모함과 차기 강습상륙함에 무인기를 탑재하여 전방 정찰 및 표적 획득, 대잠수함전, 전자전 및 통신 중계, 정밀 타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항모 전투단의 가장 앞선 '눈'으로서 원거리에서 적 함대를 탐지하고, 소노부이를 투하하여 광범위한 해역에서 적 잠수함을 추적하며, 적의 레이더를 교란하고 원거리 작전 시 통신을 중계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나아가 소형 대함/대지 미사일을 장착하여 보조 타격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글로벌 함재 무인기 시장과 한국의 기회
함재 무인기 시장은 현재 미국이 MQ-25 스팅레이와 같은 플랫폼으로 선도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화와 GA-ASI의 협력은 이 신흥 시장에서 한국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인도 등 중견 해군국들이 대형 항공모함보다는 경항공모함이나 강습상륙함을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국가들은 그레이이글 STOL과 같은 단거리 이착륙 능력이 있는 무인기에 큰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화가 GA-ASI와의 협력을 통해 이 시장을 선점한다면, 한국은 글로벌 함재 무인기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형 함재 무인기의 미래
한국이 함재 무인기 분야에서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그레이이글 STOL 공동개발 경험을 토대로 한국형 함재 무인기 개발 로드맵을 수립하고, 대학과 연구소의 관련 기술 연구를 지원하며, 해군의 무인기 운용 개념을 명확히 정립해야 합니다.
특히 현재 대한항공이 개발 중인 LOWUS(저고도 무인편대기) 프로그램과의 연계 가능성도 검토할 만합니다.
LOWUS의 스텔스 기술과 자율비행 능력을 함재 무인기에 적용한다면, 세계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제품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경항공모함 사업과의 연계도 중요합니다.
설계 단계부터 무인기 운용에 최적화된 항공모함을 건조한다면, 유인기와 무인기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독자적인 작전 개념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바다의 게임체인저, 함재 무인기
함재 무인기는 단순한 군사 장비가 아닌, 해양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결정짓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넓은 바다에서 48시간 동안 쉬지 않고 감시의 눈을 유지하고, 위험 지역에 조종사 대신 들어가 정보를 수집하며, 적 잠수함의 그림자를 끈질기게 추적하는 무인기의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이것이 바로 미래 해전의 모습입니다.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GA-ASI의 협력은 한국이 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이 이제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글로벌 기업과 대등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공동개발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 방위산업의 성숙도와 기술력이 그만큼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함재 무인기라는 현대 해군력의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한국은 기술 추격자에서 기술 선도자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독도함에서 날아오른 그레이 이글 STOL은 단순한 테스트 비행이 아닌, 한국 해군의 미래를 향한 첫 날갯짓이었습니다.
이제 한국 방위산업은 이 작은 날갯짓을 어떻게 힘찬 비행으로 발전시킬 것인가를 고민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