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고윤정 "무희처럼 첫 눈에 반한 적은…"(이사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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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극 중반부터 2의 인격 '도라미'가 등장합니다. 1인 2역 도전, 어땠나요?
감정 몰입이 어려웠어요. 둘이 함께 나와야 하니까 기둥에 공을 붙이고 시선 처리를 했거든요. 사람을 바라보는게 아니라 감정을 끌어 올리는게 쉽지 않았죠. 또 도라미를 바라봐도 어딘가 모르게 다른 곳을 쳐다보는 것 같더라고요. 다행히 두 캐릭터가 교감하는 관계는 아니니까 시선의 높낮이를 다르게 했어요.
두 인격의 스타일이 정반대예요. 감정에 어떻게 차별을 뒀나요?
두 인격이 별개의 인물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같다고 생각했어요. 도라미는 무희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만든 방어기제잖아요. 무희가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생각과 걱정, 불안이 많고 돌려 말한다면, 도라미는 무희를 보호하려고 직설적으로 말해요. 그래서 차이가 크지 않고, 한 포인트만 다르게 보이지도록 했죠.
연기자 입장에선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무희의 분량을 다 촬영하고 나면 도라미로 분장하고 촬영을 해야 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즐거웠어요. 원 없이 이것저것 시도하고 도전한 시간이었죠. '도라무희'같은 캐릭터를 만나서 연기할 수 있었다는게 감사해요.
고윤정의 실제 성격은 무희와 도라미 중 어느 쪽에 가깝나요?
도라미요. 저는 돌려 말하는 걸 못하고, 못알아들어요. 무희의 대사를 분석할 때 가장 고민했던 지점이 "이 포장을 거둬내고 무희가 궁극적으로 하려는 말이 뭘까?"라는 거였어요. 말을 너무 돌려하니까 진짜 속마음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썼죠. 도라미는 직설적이지만 솔직하니까 이해하기 쉬웠어요.
차무희ㆍ도라미ㆍ주호진의 캐릭터의 특징이 정반대에 가까워요. 세 캐릭터의 MBTI는 뭘까요?
무희는 INFP요. 내향적이고 망상이 많고, 감정적이고 계획 없이 단순한 스타일 같아요. 도라미는 ENTP일거 같아요. 주변의 제 친구와 비슷한 면이 있어요. 자신감 있고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을 즐기고요. 논쟁은 논쟁이라고 생각하고 감정을 섞지 않아요. 호진은 ISTJ요. 내향적이지만 직관적이면서 현실적이고 통역사니까 계획적인 삶을 살 거 같아요.

극 중 무희와 호진 외 여러 형태의 사랑이 나옵니다. 쿠로사와 히로(후쿠시 소타 분)의 무뚝뚝한 사랑, 신지선(이이담 분)과 김용우(최우성 분)의 불 같은 사랑, 호진 엄마와 호진 아빠의 '헐리우드식 사랑' 등이요. 어떤 사랑이 가장 좋나요?
호진과 무희의 사랑이요. 서로 이해하는 과정을 응원할 수밖에 없었어요. 물론 첫눈에 반하는 상황은 겪어본 적이 없지만 충분히 이해는 돼요. 저는 결이 맞고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거든요. 호진과 무희의 사랑을 보면서 사랑에 소통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지선과 용우의 불타는 사랑은 놀랐죠. "호진이랑 무희는 사랑을 확인하지도 못했는데 벌써 저런다고?"라고 했어요.(웃음) 시청자 입장에선 통쾌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무희의 전 남자친구가 등장할 땐 어땠나요.
저라면 애초에 만나지 않죠. 무희도 만나고 싶지 않았겠지만 불륜설이란 오보를 해결해보려고 억지로 만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희가 그 상황에 화가 나서 쌍욕을 하는데 제 속이 다 시원했어요. 무희도 내지를 때가 있어야죠.
극 말미 무희가 트라우마를 만든 친엄마를 만나러 갑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엄마와 관계를 바꾸려는 것보다 무희의 성장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무희가 호진에게 이별을 고하면서 다시 고백하겠다고 하잖아요. 무희만의 언어로 변하지 않는 사랑을 표현한 게 와 닿았어요. 그동안 외면했던 아픔과 상처에 대면할 용기가 생긴 무희가 기특했고요.
그래서 무희와 호진은 행복하게 살았을까요?
무희 입장에서 호진은 바다같은 남자고, 안정감을 느꼈을 거예요. 어려서 부모로부터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상처를 포장하는데 익숙했던 무희가 처음으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사람이 생겼잖아요. 호진 입장에선 무희가 힘들었겠지만, 무희의 아픔을 모두 알기 때문에 연민을 느끼고 이해해줬을 것 같아요.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지 않았을까요?

차기작으로 박해영 작가의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 출연합니다.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이 궁금해요.
스토리와 캐릭터도 중요하지만 전 작품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요. 현대극을 했다면 사극에 출연하고 싶고, 장르물에 출연했다면 로맨스를 하고 싶어요. 무희가 화려하고 감정기복이 큰 캐릭터라 무채색인 역할을 하고 싶어요. 박해영 작가님의 작품에선 평범한 아픔을 갖고 사회 생활을 하는 기획 PD로 나와요. 좋은 역할을 맡게 돼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출연했던 <보건교사 안은영>·<스위트홈>·<환혼>·<무빙> 등 장르가 다양하고, 늘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 선택이 한몫했어요. 제가 "질리지 않는 배우가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고, 거기서 파생된 결정이었죠. 매 캐릭터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제가 작품에 몸을 던져서 푹 빠져 연기하는 편이거든요.
대본 100% 반영과 즉흥적인 연기 중 고르자면 어떤 방식으로 연기하나요?
대본을 숙지하고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연기해요. 100% 즉흥적인 연기를 할 순 없어서 이 대사는 어떻게 연기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이 넓은 편이에요. 현장에서 편하게 하고 싶으면 구체적으로 단단하게 준비를 해야 돼요. 그래야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상황이 일어나거나 상대 배우가 애드리브를 하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죠.

김태호PD의 예능 <마니또 클럽>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좋은 취지의 예능 프로그램이라서 출연을 결심했어요. 취지가 따뜻하게 느껴졌고 편하게 해도 된다고 하셨어요. 또 첫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부담감이 크지 않을 것 같았고요. 어떤 반응을 보여주실지 모르겠지만 기대해주세요.
휴식기엔 주로 무엇을 하며 보내나요?
최대한 잠을 오래 자고 운동을 해요. 또 최근에 공개된 선후배님의 작품을 보려고 해요. 드라마도 1화는 꼭 보려고 해요. 즐기면서 보는 것보다는 공부하는 느낌인데, 연기할 때 스쳐 지나가듯이 장면이 떠오를 때가 있더라고요. 제게 좋은 재료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연기 외 취미는 뭐예요?
베이킹을 좋아해요. 베이킹은 계량을 정확히 하고 시간도 정확히 지켜야 돼서 실험 같거든요. 한식은 '적당히' '적당량' 이라는 말이 많아서 어렵고요. 한번 마음먹으면 마들렌이나 스콘, 쿠키를 대량으로 만들어서 주변에 나눠줘요. 요즘 인기인 두바이 쫀득 쿠키를 만드려고 재료를 주문했어요. 1월 초에 시켰는데 2월에 도착한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에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고윤정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최대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요. 제가 생각보다 운동신경이 좋거든요. 학창시절엔 단거리 달리기나 멀리 뛰기를 잘했고 팔씨름도 잘했어요. 액션을 하고 싶어요. 또 제가 생각보다 재밌어요. 예능이 될지, 코미디 장르가 될지 모르겠지만 저의 코믹한 모습도 보여드릴 기회가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지은 기자 a05190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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