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2025년 12월 17일, 대형 다목적 차량(MPV)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부분변경 모델 '더 뉴 스타리아'가 그 주인공이다. 2021년 4월 첫 출시 이후 약 4년 8개월 만에 공개된 이번 모델은 단순한 연식 변경이 아닌, 소비자 불만을 정면으로 수용한 전면적 상품성 개선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 '인사이드 아웃' 철학, 4년 만에 완성되다


더 뉴 스타리아의 가장 큰 변화는 외관이 아닌 실내에서 비롯된다. 현대차는 이번 부분변경을 통해 기존 모델에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조작 편의성 문제를 전면 수술했다. 기존 10.25인치 단일 디스플레이에서 12.3인치 통합 클러스터·인포테인먼트 일체형 디스플레이로 확장됐으며, 최신 ccNC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이식됐다. 특히 터치스크린 과잉 시대에 역행하는 듯한 '물리 버튼의 부활'은 실사용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오랜 기간 불편함으로 지적받아온 칼럼식 기어 레버 전환 또한 승객석 공간 활용성을 한층 높이는 결정적 변화로 작용했다.

◆ 서스펜션 재설계, 달리는 거실의 품질을 올리다

스타리아의 고질적 약점으로 꼽혀온 주행 질감도 이번 페이스리프트에서 개선됐다. 현대차는 전·후륜 서스펜션 세팅을 새롭게 조율하고, 차음재와 흡음재를 대폭 보강해 실내 정숙성을 끌어올렸다. 대형 MPV의 특성상 장거리 운행이 잦은 패밀리카 시장에서, 진동과 소음 제어는 상품성의 핵심 척도다. 전고 1,990mm에 달하는 박스카 특유의 공기 저항과 노면 진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타리아는 카니발(전고 1,740mm)보다 약 250mm 높은 차체를 유지하면서도, 승차감 측면에서 경쟁 모델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주력한 것이다.

◆ 디젤 단종, LPG·하이브리드로의 전환

파워트레인 측면에서도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는 결단이 내려졌다. 기존 디젤 라인업을 완전히 단종하고, 3.5 LPI(LPG)와 1.6 터보 하이브리드 두 가지 파워트레인 체계로 재편된 것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1.6리터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에 전기 모터를 결합해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27.0kgf·m의 성능을 발휘하며, 투어러·라운지 기준 공인 복합 연비는 12.7km/L다. 실제 오너들의 주행 데이터에서는 16km/L를 웃도는 실연비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연비 민감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LPG 모델은 연료비 측면에서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개인 사업자나 다자녀 가구 등 실용적 수요층을 겨냥한다.

◆ 가격, 카니발의 허점을 정확히 겨냥하다

더 뉴 스타리아의 시작 가격은 카고 LPG 3인승 스마트 트림 기준 3,259만 원, 승객용 투어러 LPG 11인승 스마트 기준 3,502만 원이다. 하이브리드 투어러는 9인승 스마트 기준 3,876만 원부터 시작하며, 라운지 9인승 프레스티지 트림은 4,499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 가격은 기아 카니발 노블레스(4,526만 원)보다 27만 원 저렴하면서도, 전장 5,255mm로 카니발(5,155mm)보다 100mm, 축간 거리도 90mm 더 긴 더 큰 차체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비슷한 가격, 더 넓은 공간"이라는 스타리아의 오랜 장점이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상품성으로 더욱 견고히 뒷받침된 셈이다.

◆ 시장 점유율 68%, 카니발이라는 벽

더 뉴 스타리아가 도전해야 할 산은 명확하다. 기아 카니발은 2024년 12월 기준 국내 대형 MPV 시장에서 68.4%의 점유율과 월 7,235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니발은 2024년 1~11월 누계 기준으로도 6만 4,000대를 넘어섰으며, 국내를 넘어 미국 시장에서도 2025년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3만 3,152대를 기록하며 글로벌 MPV의 강자로 부상했다. 브랜드 인지도, 판매망, 소비자 신뢰 등 모든 지표에서 카니발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 '비교할 이유'를 돌려준 페이스리프트의 진짜 의미

더 뉴 스타리아의 출시가 갖는 진정한 의미는 단기 점유율 역전에 있지 않다. 그동안 카니발의 대항마로서 스타리아가 충분한 비교 가치를 갖지 못했다면, 이번 부분변경으로 소비자들에게 '다시 따져볼 이유'를 제공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넓은 실내공간, LPG와 하이브리드의 이원화된 저연비 파워트레인, 3,50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 경쟁력 있는 가격, 그리고 실내 편의성 전면 개선까지 갖춘 더 뉴 스타리아는 카니발의 독주 체제에 균열을 가하는 '실질적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자동차가 이 모멘텀을 어떻게 마케팅 전략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국내 MPV 시장의 지형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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