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이사회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LG이노텍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이희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이사회에 영입하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과거 학계 출신에 편중됐던 LG이노텍의 사외이사 구성원이 여전히 학계로만 구성돼 있어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LG이노텍의 사외이사로는 이 교수를 비롯해 박상찬 한국뉴욕주립대 기술경영학과장, 노상도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 교수, 박래수 숙명여대 경영학 교수 등이 있다. 이들은 각각 감사위원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 이사회 내부 기관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
종합적으로 검토하지만…여전한 '교수님' 선호
과거부터 LG이노텍은 학계 출신의 ‘교수님’ 사외이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LG이노텍은 10년 전인 2014년부터 2021년까지 교수 3인에 경제인 1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 체제를 유지했다. 김정일 전 시그네틱스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면 유영수 전 한국피더블유 대표이사가 자리를 채우고, 신현안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의 임기가 끝나면 채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대신하는 식이다. 하지만 2022년 여성 사외이사인 이 교수를 영입하면서 사외이사 4인이 전부 학계로 구성됐다.
통상 대기업들의 사외이사는 학계, 관료, 법조계 등 일부 영역에 치중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ESG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업계에서는 성별, 출신 등 다양한 이력을 지닌 사외이사를 기용하는 추세다. 모회사인 LG전자 또한 과거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전장(자동차 전기·전자부품) 등 신사업에 강점을 가진 다양한 인사를 기용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사외이사 선임 시 독립성, 전문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대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지속가능성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자 검토 시 감사위원의 자격 여부도 함께 검토한다”며 “최대 주주와의 관계, 당사 및 계열회사 재직 여부, 거래관계, 주식 보유 여부 등을 당사와 이해관계가 있는지 조사하고, 직무 충실성, 윤리성, 책임성 등 기본 자질도 중요한 기준으로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구광모 기조 맞춰 이사회 권한 강화…'다양성 부족' 지적도
최근 LG이노텍은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고, 다양성을 확보하는 작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구 회장이 취임한 뒤 LG그룹과 주요 계열사들은 ESG 경영 및 투명 경영을 강조하며 이사회에 힘을 싣고, 독립성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LG그룹은 2019년부터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기 시작했고, 2021년에는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각각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LG이노텍 또한 이사회 내에 소위원회를 설치했고, 2022년에는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며 남성에 치중된 이사회 성별 구성을 재편했다.
또 LG이노텍은 이사회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신임 사외이사 교육(이사의 역할과 법적 책임), 사업 및 기술 교육(회사의 제품 기술과 지향점),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등의 정기적인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LG이노텍은 그룹 내에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준수율이 가장 높은 계열사로 꼽힌다. LG그룹에 따르면 LG이노텍은 2022년 기준 감사기구, 이사회, 주주 등 핵심지표 15개 중 14개를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외하면 내부 감사부서 설치, 회계전문가 존재 여부 등 상당부분을 충족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LG이노텍의 사외이사가 지나치게 특정 집단(학계)에만 편중해 있어 여전히 다양성, 전문성이 부족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사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감독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실무 경험이 있는 다양한 출신의 사외이사가 등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직군, 성별 등 어느 한쪽에 치중되지 않는 이사회를 구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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