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 포화와 전기차 캐즘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현대차가 과감한 돌파구를 제시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77조원 투자라는 역대급 규모의 공격적 전략을 발표하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현대차는 지난 9월 18일 뉴욕 맨해튼 ‘더 셰드’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중장기 전략을 공개했다. 핵심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77조 3000억원을 투자해 전동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하이브리드 전략의 대폭 확대다. 현재 8종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2030년까지 18종으로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팰리세이드에 이어 신규 모델들이 대거 추가되는 셈이다.

무뇨스 현대차 대표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우리만의 기술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로 현대차는 미국 내 생산 비중과 부품 현지화율을 2030년까지 각각 80%로 끌어올려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조지아 HMGMA 공장이 핵심 거점 역할을 한다. 현재 연 30만대 규모에서 2028년까지 50만대로 확대하고, 인도 푸네공장과 울산 신공장을 포함해 연간 생산능력을 120만대 늘린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2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설정했다. 올해 100만대에서 3배 이상 증가하는 규모다. 여기에 EREV(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 기술을 적용한 신차종들도 대거 투입된다.
현대차의 이번 전략 발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라는 악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77조원이라는 천문학적 투자 규모는 경쟁사들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재무 목표도 상향 조정했다.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을 8~9%로 설정하고, 글로벌 판매량은 555만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417만대 대비 33%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이번 전략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공격적 행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동시에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현명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해외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이번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승부 의지를 명확히 했다. 77조원 투자로 완성될 현대차의 미래 전략이 과연 성공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