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돈 2억 원 빼돌린 농협 직원…범행 전말은?

송국회 2024. 10. 2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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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KBS는 충북 충주의 한 농협 직원이 수억대의 고객 예금을 무단 인출한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이 20대 직원이 횡령한 고객 예탁금은 2억 8천만 원이나 됐습니다.

이 직원은 고객 통장을 무단으로 이월 발급한 뒤 통장의 이체 한도와 인출 한도를 멋대로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소나 전화번호 등 고객 정보 변경에 대한 근기 서류 관리를 소홀히 해, 이 직원이 고객 휴대전화 번호를 자신의 것으로 바꾼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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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예금 횡령 사건’이 발생한 충북 충주의 한 농협


■ 횡령한 고객 돈 변제됐지만… 대범했던 수법

지난 4월, KBS는 충북 충주의 한 농협 직원이 수억대의 고객 예금을 무단 인출한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이 20대 직원이 횡령한 고객 예탁금은 2억 8천만 원이나 됐습니다. 피해자들은 청각장애인을 비롯해 고령의 노인들이었습니다.

이 직원은 이들의 계좌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지난해 10월부터 다섯 달 넘게 50여 차례에 걸쳐 현금인출기 등으로 자신이나 지인 통장에 돈을 이체시켜 빼돌렸는데요. 당시 횡령한 돈은 도박 자금 등에 쓰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재 피해 금액은 대부분 변제됐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최근 검찰의 보완 수사 요청에 따라 직원의 범죄 혐의, 농협 내부 시스템 문제와 관련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KBS가 농협의 내부 감사 결과보고서를 입수해 범행의 전말을 확인해 봤습니다.

KBS가 입수한 ○○농협 감사결과보고서


■ "통장 무단 발급해 한도 올려…금고에 있던 상품권도 횡령"

다 쓴 예금 통장을 교체하거나 만기가 되어 새로운 통장으로 바꿔주는 것을 '이월 발급'이라고 합니다. 이 직원은 고객 통장을 무단으로 이월 발급한 뒤 통장의 이체 한도와 인출 한도를 멋대로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고객 휴대전화 번호를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 번호로 바꾼 뒤 고객 통장의 비밀번호를 임의로 변경해 현금을 출금하기도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고객의 정기 예탁금 계좌를 마음대로 해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객 예탁금을 빼돌린 것도 모자라 올해 2월부터 3월 말까지 농협 금고에 보관 중이던 '지역사랑상품권'도 무단으로 반출했는데요.

○○농협 감사결과보고서 中


5만 원권으로 500매, 액면가로 2천5백만 원 상당에 이릅니다. 이 직원은 수천만 원 대의 상품권을 전당포를 통해 현금화하기도 했습니다.

고객 예탁금을 비롯해 모두 3억 천만 원가량이 이 직원의 주머니로 몰래 빠져나간 겁니다. 이런 범행은 5개월 넘게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내부 통제 시스템은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농협은 공신력을 실추시킨 이 직원의 상급자들에 대해서도 감사를 벌였는데요.


■ "내부 통제, 관리 감독 소홀… 간부 4명 징계"

간부들에게도 '내부 통제'와 '부하직원 관리·감독' 소홀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매일 업무 마감 때 해야 하는 계좌 비밀번호 변경 명세와 변경 신청서를 철저히 대조한 뒤 사후 결재란에 결재해야 하는데 확인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객 계좌의 비밀번호가 바뀐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겁니다. 또, "휴대전화 번호 등 고객 정보 변경 업무 처리도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소나 전화번호 등 고객 정보 변경에 대한 근기 서류 관리를 소홀히 해, 이 직원이 고객 휴대전화 번호를 자신의 것으로 바꾼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농협은 이런 부실한 관리 감독 책임 등을 물어 해당 지점의 간부 4명에게 감봉 3개월 등의 징계를 처분했습니다.

편집 정진욱/ 그래픽 오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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