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하려고 업무보고서 대필까지 불법 판치는 세종교육청 인사제도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충청투데이 DB.

세종시교육청의 인사제도를 악용한 ‘불법행위’ 의혹이 제기됐다.‘5급 사무관 승진 제도’에 담긴 역량평가 내 ‘업무실적 보고서’에 대한 대필 의혹이 핵심이다.

전문업체를 통한 ‘실적보고서 3건에 100만 원(?)’의 어두운 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내부문서 무단유출’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실주의를 탈피하기 위한 ‘역량평가 제도’가 또 다른 정실주의를 만들고 불법행위까지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공직사회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방공무원 5급 사무관 승진제도는 ‘근무평가 40%+기획력 30%+업무실적 15%+면접 15%’의 틀 안에서 이뤄진다.

기획력·업무실적·면접이 ‘역량평가’에 속하는데, 이 중 사무관 승진 대상자들은 3건의 업무실적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개개인별 성과를 평가함과 동시에, 본인이 진행한 업무를 문서화시키는 역량을 판단하는 과정이다.

특히 면접의 주요 질의도 개인 성과와 직결되는 구조여서 업무실적 보고서의 비중은 높다.

문제는 일부 공직자들이 실적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전문업체 의뢰를 통한 대필을 거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익명을 요구한 세종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일부 공직자들이 업체를 통한 대필을 진행하는 소문이 파다하다.

‘보고서 3건에 100만 원’으로 알려졌다"며 "문제는 세종시교육청 내부 공직자들이 이를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인터넷상에서도 ‘공무원 승진을 위한 보고서 작성 노하우’를 홍보하는 업체들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노하우 전수까지는 문제가 아니지만, 일부 업체(개인)의 경우 원고료를 통한 ‘대필 암흑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대필 과정에서 전달되는 내부문서의 외부 유출이다.

해당 관계자는 "실적보고서를 대필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업무 성과와 함께 교육청 내부에서 진행됐던 수많은 공문 등이 전달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이는 공무원의 비밀엄수 의무위반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세종시교육청의 사무관 승진제도에 담긴 ‘역량평가’에 대한 각종 부작용의 목소리가 확산되면서, 인사제도의 환골탈퇴가 요구되고 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인사제도에 담긴 역량평가의 취지는 좋지만, 기획보고서는 막상 사무관이 되면 필요하지 않는 업무라는 점, 업무실적(면접)은 불법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이 제도가 필요한지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Copyright © 충청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