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Futures] SSG 랜더스 송영진

조회수 2024. 2. 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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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내게 주어진 것

어떤 말은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그 의미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 가령, 성격이 예민한 사람은 이를 단점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그것을 다듬어 ‘섬세’라는 장점으로 바꿀 수 있다. 그렇게 사고의 전환과 행동의 변화로 인생이 바뀌는 사람도 있다. 지난 시즌, 평균 연령이 눈에 띄게 높아진 SSG 불펜에 새싹처럼 피어난 송영진은 자신의 장점을 공 끝이 더러운 것으로 꼽았다. 그러나 이 투수, 고교 시절 내내 공 끝이 휘는 것을 단점으로 여겨왔다고 한다. 힘이 없고 투구폼에 문제가 있어 공이 휘는 줄 알고 마음고생깨나 했단다. 그러나 프로 입성 첫해, ‘휘는 공 끝’은 송영진만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고치고 싶은 단점에서 그만의 무기가 된 ‘공 끄트머리’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Seohyeon Kim Location Incheon SSG Landers Field

오늘은 유니폼이 아니라 사복 차림이네요. 좋아하는 스타일인가요? (1월 3일 인터뷰)
저는 그냥 집에 있는 옷 입고 다녀요. 코디한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고 깔끔해 보이는 옷을 좋아해요.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그런 패션이요. 오늘 제 옷차림에서 포인트가 되는 건 신발 아닐까요?

SNS에서 최근에 일본 여행을 다녀온 것도 봤어요. 비시즌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시즌 중에는 아무래도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까 비시즌 동안은 같이 시간을 보내려고 했어요. 부모님도 그렇고 또 제가 3살 차이 나는 누나가 있는데, 일본 여행은 누나랑 다녀왔어요. (사진들이 다 감각적이던데, 누나가 찍어준 건가요?) 맞아요.

비시즌 운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야구와 웨이트 트레이닝 외에도 하는 게 있다면요?
일단은 본가가 있는 대전으로 내려가서 회복하려고 좀 많이 쉬었고요. 새해 1월부터는 인천에 다시 올라왔는데, 여기에 육상 전문 운동 센터가 있어요. 거기 다니면서 운동하고, 야구장에서도 기술 훈련이나 웨이트 트레이닝하려고 스케줄을 잡고 있는 참이에요.

#친구와 함께

취미가 릴스를 보고 친구들에게 공유하는 거라고 하던데, 최근에 재밌게 본 릴스가 있나요?
릴스보다는 제가 최근에 누나한테 무슨 문자를 하나 받았어요. 택배회사에서 물건을 배송했다는 연락이었는데, 자세히 읽어보니까 ‘나이 한 살’이더라고요. 저도 스팸 문자인 줄 알고 깜짝 놀랐거든요. 저만 당할 수 없으니까, 친구들한테도 보내야겠다고 생각해서 메시지를 다 돌렸던 기억이 있어요.

근데 그 문자를 받은 김정민의 반응이 상당히 싸늘하던데요.
유독 정민이만 꼭 그렇게 공감을 못 해주더라고요. (이)로운이 같은 경우에는 “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이렇게 얘기를 해줬는데, 정민이만 꼭 그렇게 공감을 잘 못 해주는 것 같아요. (공감을 못 하는 거예요, 아니면 짓궂은 장난을 치는 거예요?) 두 개 다인 것 같아요. 장난도 치고 공감도 잘 못 해요.

작년에 이로운과 둘이 숙소 생활을 하다 독립했잖아요. 서로의 빈자리를 느끼진 않나요?
비시즌에는 로운이랑 떨어져 있다 보니까 맨날 연락하면서 보고 싶다는 말을 계속했어요. 하루에 한 번씩은 연락하는데 계속 “보고 싶다”, “너 없으니까 허전하다” 이러면서요. 시즌 때는 야구장이 아니더라도 로운이랑 계속 같이 지냈거든요. 늘 밥도 같이 먹었는데 요즘은 맛있는 거 먹을 때도 로운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맛있는 걸 먹을 땐 항상 로운이가 옆에 있어서 그랬나 봐요.

이로운이 오늘 KK 캠프로 떠났잖아요. 더 멀어졌는데 어떡해요.
로운이가 그러더라고요. “한 달 동안 또 못 보겠네, 한 달 뒤에 보자” 이런 식으로. (보고 싶을 거라고요?) 그런 것 같아요. 시즌이 끝나고 로운이랑은 같이 지낸 시간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서로 ‘보고 싶다’를 반복하는 것 같네요.

혼자 사는 건 적응이 됐는지 궁금해요. 대전에서 올라와 주변에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텐데, 외로움을 느끼진 않나요?
이제 적응이 다 됐어요. 예전부터 아는 사람은 없었어도 제겐 로운이랑 정민이가 있잖아요. 로운이는 정말 바로 근처에 살아요. 같은 건물은 아니지만 바로 옆이라 할 정도로요. 그래서 시즌 끝날 때까지 계속 둘이 같이 출퇴근하고 다녔어요. 사실 정민이는 근처에 안 사는데 제가 퓨처스리그에 있을 때 늘 같이 다녔어요. 1군에 있을 때는 로운이랑 셋이 같이 다녔고요. 또 저희 셋이 엄청 친해요. 그래서 외로움을 못 느꼈어요.

첫 비시즌을 지나왔는데, 다음 비시즌엔 어떤 걸 해보고 싶다고 느낀 게 있을까요?
아뇨. 저는 그냥 항상 같은 걸 하면서 똑같이 준비를 해왔어요. 무언가 다른 걸 도전하려 는 생각을 전혀 안 했고, 늘 해온 것만 꾸준히 했어요. 예를 들면 일주일에 한 서너 번, 많으면 다섯 번 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요. 진짜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해요. 그리고 또 많이 뛰었어요. 시즌 전까지 계속할 예정입니다.

#투수조 막내

데뷔 첫 시즌이 무사히 끝났어요. 지난 한 해는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이요. 시즌 초에는 정말 좋은 피칭을 했는데, 가면 갈수록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페이스가 엎치락뒤치락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새로운 시즌에는 체력 보강을 위해 특히 준비한 게 있나요?) 근데 저 말고도 모든 선수가 날씨가 더워지는 시즌 중반이 되면 체력이 많이 떨어질 것 같아요. 체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서, 기복을 조금 줄이고 싶은 마음이에요.

데뷔전은 팀이 지고 있었지만, 만원 관중이었어요. 떨리지 않았나요?
제가 그날 등판하게 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로운이랑 불펜에서 얘기하고 있었는데 코치님이 갑자기 저보고 팔을 풀라 하시길래 깜짝 놀랐어요. 그때부터 심장이 벌렁벌렁하더라고요. 사실 팔을 풀 때는 긴장을 많이 했거든요. 근데 막상 마운드까지 뛰어 올라가니까 전혀 긴장이 안 되는 거예요. 오히려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제 피칭을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많은 관중 앞에서 제 모습을 얼른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더 재밌었어요.

고효준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올 때 엉덩이를 때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는데, 한참 선배잖아요.
아, 그거요. (당황) 저도 모르게 그랬어요. 전혀 몰랐어요. 저도 경기 끝나고 보니까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때린 기억이 없는데, 언제 때렸지?’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효준 선배님이 위기를 잘 막고 내려오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손이 나갔나 봐요. (만약 고효준 선수란 걸 의식하고 있었더라면 똑같이 할 수 있나요?) 어휴, (고개를 막 흔들며) 절대 못 하죠, 절대. 거의 아빠 같은 선배님인데요.

불펜 투수 선배들과 나이 차가 꽤 나는데 선배들 대하는 게 어렵진 않았나요?
워낙 선배님하고 형들이 저랑 로운이를 워낙 잘 챙겨주시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편해요. 그래서 정말 아빠 같다는 느낌이 드나 봐요. (아빠뻘 선배가 있다면 형 같은 선배들도 많잖아요.) 친형 같은 느낌이에요. 특히 (서)진용 선배님은 무척 잘 챙겨주시거든요. 항상 밥 뭐 먹었냐고 먼저 물어보시고요. 안 먹었다고 하면 같이 먹으러 가자면서 맛있는 거 사주세요. 같이 밥 먹는 것도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는데 계속 잘 챙겨주시니까 이제는 편해져서 아빠 같고 형 같아요. (밥 먹으면서 주로 어떤 이야기 해요?) 밥 먹을 때는 야구 얘기한 기억은 없네요. 그냥 밥만 먹었던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밥 먹을 때 무슨 얘기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고등학교 시절, 가고 싶은 팀으로 SSG를 꼽았잖아요. 그때 생각했던 이미지와 가장 비슷한 선배가 있나요?
가장 비슷한 선배는 (문)승원 선배님이요. 입단 전부터 자기 관리를 엄청 열심히 하시고 운동도 꾸준히 잘하신다는 소문을 들었거든요. 근데 승원 선배님 운동하는 거 실제로 보니까 정말 놀랐어요. 스프링 캠프 때부터 새벽에 제일 먼저 나오셔서 운동하고 엄청 열심히 하셨거든요. 내가 상상했던 성실한 선배님 그대로구나 싶었어요.

반대로 입단 전 이미지와 가장 다른 선배를 꼽아볼까요?
사실 진용 선배님은 처음에 좀 무서웠어요. 근데 막상 얘기도 나눠보고 야구도 같이 해보니까 엄청 착하시고요. 말 그대로 친형 같은 선배님이에요.

첫 선발승 하던 날(4월 14일 문학 NC전) 9회에, 무척 좋아하던 표정이 중계에 잡혔거든요. 그때의 기분을 떠올린다면 어땠나요?
그때 아마 승부가 1점 차였던 거로 기억이 나거든요. 위기도 있었는데 진용 선배님이 9회를 잘 막아주셨거든요. 쫄깃한 마음에 저도 경기에 몰입해서 그런 표정이 나왔던 것 같아요. (경기가 끝나고 서진용 선수에게 뭐라고 했나요?) 안아드렸어요. 막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면서요. 선배님도 그때는 못 막을 줄 알았대요. (웃음) 그냥 점수 줄 거 주고 내 피칭을 하자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 다행이라고 하셨어요.

그날 5회에는 조금 흔들리기도 했는데 끝까지 견뎌냈어요. 그 당시에는 자신이 있었는지, 아니면 불안했는지 궁금해요.
저도 반반이었어요. 이겨낼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 위기 상황에서 ‘내가 한번 막아보자’ 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렇게 삼진으로 막고 내려와서는 기분이 너무 좋았죠. 데뷔 첫 선발로 올라가서 5회까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분이 좋았고요. 지금도 기억나는 게 정말 꾸역꾸역 던졌던 것 같아요. 김원형 전 감독님도 왜 이렇게 공을 많이 던지냐고, 투구 수를 정해줬으면 그 안에 던지라고 하면서도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대체 선발로 들어가게 됐잖아요. 그 얘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그때는 조웅천 전 코치님한테 들었어요. 일단 대체 선발을 준비하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제게 주어진 중요한 기회라는 생각에 준비를 잘해서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 기회를 잡으려면 준비가 필요하니까, 대체 선발로 등판하는 날짜가 나오고 나서부터는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어요.

#오직 나만의 무기

‘송영진의 공은 정말 치기 힘든 공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공 던질 때 들어본 칭찬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네 공 받을 때는 진짜 용병 공 받는 것 같다”라고 작년 시범경기 때 (이)재원 선배님께서 얘기해주셨거든요. 근데 그 말을 듣고 많이 놀랐어요. 고등학교 다닐 때도 공이 크게 휘고 움직임이 많았는데, 솔직히 저는 그게 스트레스였거든요. 제 공이 힘없이 떨어지고, 힘없이 휘는 거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프로에 오니까 공의 무브먼트가 큰 게 제게는 강한 무기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고등학생 시절에는 공이 휘는 게 단점이라 생각하고 보완하려 했는데, 지금은 이걸 장점이라 여기니 마음도 편하고 이 장점을 더 키우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그 말을 듣고 자신감이 생겼겠네요!
자신이 많이 생겼죠. 앞으로는 좀 더 구위를 늘려보려고 해요. 왜냐면 제 공이 움직임이 많으니까, 구위까지 갖추면 타자들이 쉽게 못 칠 것 같더라고요. 재원 선배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어요.

검지와 중지 길이 차이가 다른 사람보다 더 크게 난다고요.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걸 알게 된 건 언제였나요?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어요. 저는 LG 트윈스 상대로 선발투수로 나간 날(4월 26일 잠실 LG전), 제 손가락을 봤는데 중지가 검지보다 좀 많이 길더라고요. 그전까지는 제 투구폼이 안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투구폼에 대해 연구도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받아 왔는데, 폼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니까 그럼 뭐가 문제일지 계속 고민했거든요. 그날 투구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와 제 손가락을 보는데 중지와 검지 길이 차이가 꽤 크더라고요. 공을 채는 방법이 남들하고 달라서 공이 휜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손가락 길이가 남들과 어떤 면에서 다른 건가요?
검지가 남들보다 좀 짧은 것 같더라고요. 로운이랑도 비교해 봤는데 확실히 제 손가락이 로운이 검지보다 짧았어요.

그래서 중지에만 멍이 잘 든다고요. 한 번 멍이 들면 언제, 어떻게 회복되나요?
한 달 정도 공을 안 던지면 멍이 빠져요. 그래도 다시 공을 던지면 바로 멍이 들어요. 지금은 계속 공을 던지고 있으니까 계속 멍이 들어 있고요. 공을 안 만지는 시기에는 손톱이 길면서 멍이 빠지는 것 같아요. (아프지는 않은가요?) 공 던지고 나서 멍이 든 부분을 누르면 아픈데, 공 안 던질 때는 멍이 있어도 안 아파요. 그래서 멍이 안 생기게끔 하려고 강화 매니큐어 같은 것도 발라보고 했는데 오히려 더 불편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생기면 생긴 대로 던지는 게 더 편해요.

그립 하나로 포심 패스트볼과 싱커, 투심 패스트볼을 던진다고 들었어요. 근데 의식하면서 조절하는 게 아니라면, 포수의 사인은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해요.
직구 사인이 나오죠. 저도 의식하고 던지는 게 아니라 공이 어디로 갈지 모르니까 포수 선배님들께 늘 죄송해요. (김)민식 선배님이 항상 하는 말이, “네가 던질 때는 가운데 앉을 테니까 그냥 가운데만 보고 던져라”예요. 오히려 저는 바깥쪽이나 몸쪽으로 던지려고 의도하면 오히려 더 안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가운데만 보고 던져요. 볼 카운트가 유리하거나 승부를 꼭 잡아야 할 때만 포수 선배님들이 살짝 빠져 앉으시는데, 원 스트라이크나 투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아야 할 때는 가운데 앉으시고, 저도 가운데만 보고 던져요.

선배나 코치들도 다 담담한 성격이라고, 대담하다고 칭찬하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그랬나요?
솔직히 말해서 어린 시절의 저는 야구를 잘 못하는 선수였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위축되면 저 스스로 딜레마에 빠질 것 같아서 오히려 더 당당하고 자신 있게, 담대하게 하자고 스스로 주문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까 그게 제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페이스가 크게 올라왔거든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유능한 선수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해요. (부끄) (왜 갑자기 수줍어졌나요?) 생각해 보니까 야구를 잘 못하는 선수였는데 프로에 와서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게 기분이 좋아서요.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어떤 계기로 크게 성장했나요?
저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지도자 선생님을 모두 잘 만났어요. 그분들께 정말 기본기부터 하나하나 꼼꼼하게 배웠어요. 특히 고등학교 코치님을 너무 잘 만나서 지금도 정말 감사하죠. 오종민 코치님이신데, 지금은 코치님이 아니고 다른 일로 외국에 계세요. 이 코치님 덕분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지 않나 생각해요.

담담한 모습을 높이 사던 김원형 전 감독과 나눈 대화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요?
이제 신인이고 앞으로 야구 할 날이 많으니까,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저도 그런 말을 듣고 더 자신감이 생겨서 더 담대하게 제 피칭을 할 수 있었어요.

#숨길 수 없는 기쁨

어릴 때의 사진을 보면 육아 난도가 높아 보이더라고요. 어떤 아들이었나요?
호기심이 되게 많았고, 엄청 먹성 있는 아들이라 해야 할까요? 먹을 걸 되게 좋아했다고 하더라고요. 가리는 게 하나도 없었다고, 그래서 식비도 많이 들었대요. 지금도 먹는 거 정말 좋아해요. 가장 좋아하는 건 고기요. 고기랑 회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고 먹는데 지금보다도 어릴 때 정말 잘 먹었대요. 엄마가 해주신 거나 사주신 거 가리지 않고 먹어서 채소도 좋아했어요. 지금도 고기 먹을 때 파채나 양파 없으면 안 먹어요.

우연히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고요. 야구의 어떤 점이 좋았나요?
저는 원래 공부보다는 나가서 뛰어노는 바깥 활동을 무척 좋아했어요. 근데 아빠가 책을 읽으라고 도서관에 데리고 다니셨단 말이에요. 저는 그게 너무 싫은 거예요. 조용한 데 앉아서 책 읽고 공부해야 하는 게 싫어서 아빠한테 야구 하러 가자고 계속 졸랐어요. 그래서 유천초등학교에 갔는데 야구를 하고 있길래 테스트를 봐서 들어가게 됐어요. 공부가 싫어서는 아니고 바깥에서 노는 걸 무척 좋아했어요.

승리욕이 굉장히 강하다고요.
엄청 강해요. 욕심도 많고 남들한테 지기 싫어요. 그래도 승패는 나뉘니까 지는 날도 있잖아요. 그럼 우울해지거나 처져있기보다는 인정을 하죠. 그래야 더 동기부여가 되고 스스로도 발전을 하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결과에 승복하고요. 내가 조금만 더 하면 이 선수는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동기부여를 해요.

가고 싶다고 말한 SSG에 실제로 지명을 받았을 때의 기분이 궁금해요.
너무 좋아서 방방 뛰어다녔어요. U-18 월드컵 때문에, 미국 플로리다에 있을 때여서 드래프트 시간이 새벽이었거든요. 뛰어다니면 안 되는데 지명받자마자 방에서 막 소리 지르고 바로 엄마 아빠한테 전화해서 너무 좋다고, 저 키우느라 고생 많으셨다고 했죠. 그때 엄마는 고생했다고 하면서 우시더라고요. 그래도 지금 좋아할 게 아니라 입단해서 잘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엄마 우시니까 저도 눈물 날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흘리진 않았어요.

친구들도 같이 있었을 텐데, 어떤 상황이었나요.
NC 다이노스 신영우. KT 위즈 김정운, KIA 타이거즈 윤영철 이렇게 셋이랑 잠 안 자고 같이 봤어요. 사실 저희는 그거 하나만 보고 야구를 해 왔잖아요. 그래서 드래프트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아서 몰래 봤어요. (당시 기억에 남는 다른 선수의 반응이 있었나요?) 영우는 진짜 크게 소리 질러서, 다음날 다른 투숙객이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봤다고 하더라고요.

지명 당시 스카우트의 평을 보면 경기 외적으로도 몸 관리를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몸을 푸는 루틴은 어떤 게 있나요?
저는 항상 운동하기 전이나 공을 던지기 전에 항상 전신 스트레칭을 하는 편이고, 폼롤러도 꼭 해요. 경기 끝나고 나서도 또 폼롤러랑 몸이 회복될 수 있게 컨디셔닝 훈련을 많이 했어요. 그게 아마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해온 거로 기억하는데, 키가 작은 편은 아니었는데도 키를 좀 더 키우려고 자기 전 스트레칭을 꼭 했거든요. 어릴 때부터 습관이 돼서 지금도 안 하면 뭔가 찝찝해요.

기사를 보니 매년 1월 1일이 되면 신년 목표를 쭉 적어둔다고요. 엊그제가 신정이었는데, 올해 목표 정했나요?
올해는 진짜 딱 한 가지만 세웠어요. 다치지 말고 1군에서 시즌 풀타임을 소화하는 거요. 그게 가장 큰 첫 번째 목표예요. 나머지는 스프링 캠프 가서 차근차근 세울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매년 열 가지 정도 세워 왔거든요. 올해도 스프링 캠프 가서 10가지 정도 세우려고요.

앞으로 10년 뒤 송영진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김)광현 선배님만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실력도 그렇고 인성도 그렇고요. ‘우리나라 투수’하면 송영진이 떠오를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지금은 스프링 캠프 가기 전에 몸을 먼저 만들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시즌 들어가기 전에도 그렇고 몸이 100% 완벽하게 만들어져야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캠프에서도 100%의 컨디션으로 공을 던질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으쓱이 여러분에게 인사하고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으쓱이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3년도에는 팬 여러분께서도 조금 아쉬우셨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2024년에는 반드시 좀 더 좋은 모습, 밝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3년 154호 (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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