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 나선 외국인…차이나런 벌써 끝났나
매파 연준에 달러/원 환율 변동성 확대
IPO 시장서 스팩주 청약 줄줄이 대기
지난주 폴란드 미사일 피격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코스피의 반등세가 한풀 꺾였다. 꾸준히 '사자'를 보이던 외국인도 일부 자금을 뺐다. 그간 글로벌 투자자금이 중국을 이탈하는 '차이나 런' 덕분에 반사 수혜를 봤던 코스피 지수의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도 극대화된 모습이다. 한편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주 청약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폴란드 미사일 폭격에 코스피 '주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8일 전주 대비 1.5% 하락한 2444.48포인트로 마무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동부 국경지역에 미사일이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리스크가 다시 부각, 주식시장이 출렁였다.
이 가운데 그간 순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팔자'로 전환한 점이 눈에 띈다.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총 2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주요 배경 중 하나로는 중국 정치 리스크에 따른 차이나 런이 꼽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 이후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온 글로벌 기관 자금이 대체 투자처를 찾는 과정에서 국내로 몰린 것이다.
그러나 이번 주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8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미·중 정상회담 이벤트 이후 차이나 런이 마무리되고,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치 리스크가 점차 완화되고 있다"면서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점을 미뤄 볼 때 중국 정부는 성장보다 안보에 과하게 집중하는 정책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유럽권의 방중, 미중 정상회담 등 정치 이벤트에서 큰 잡음이 없었다는 점 또한 정치 리스크의 완화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국인 순매수에 따른 급등세가 종료되면서 향후 조정 가능성이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급하게 오른데다 순환매가 돌면서 반등이 일단락됐다"며 "낙폭과대주를 더 끌고 갈 유인은 약해졌다"고 판단했다. 이어 "향후 6개월간의 패시브 자금 유입이 수급을 받치는 힘이라면 포트폴리오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좁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더욱이 외국인 수급의 핵심 변수인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한 달 넘게 1400원대였던 달러/원 환율은 지난 11일 59원 급락하며 1300원 초반으로 낙하했다. 이후에도 줄곧 일일 등락폭이 10원이 넘고 있다.
근래 달러값은 연준의 긴축 정책 기조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내달 열리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연달아 나오고 있는 점도 외환시장을 자극시키는 요소다. 대표적으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의 제약적인 정책금리 수준을 5~7%로 제시했다.
한편 이번 주에는 기준금리를 결정짓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선 경기 침체 우려 속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1~20일 수출, 11월 소비자 심리지수와 미국 11월 마킷 구매자관리지수(PMI) 등 경기지표도 눈여겨봐야 한다.
스팩주만 '문전성시'
IPO 시장에서는 대어들이 자취를 감춘 가운데 스팩주들만 꾸준히 증시 문을 두드리고 있다. NH스팩26호은 오는 22~23일에, 유진스팩9호은 23~24일에 일반투자자들 대상으로 청약이 예정돼있다. 대신밸런스스팩14호는 21, 22일 이틀에 걸쳐 수요예측을 마치고 24일부터 청약에 돌입한다.
일반기업 중에서는 인벤티지랩과 펨트론이 각각 22일, 24일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약물전달기술 플랫폼 기업인 인벤티지랩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1만2000원으로 확정했다. 기존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9000~2만6000원이었지만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최종 공모가를 정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14.4대 1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한데다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한 공모청약에서도 경쟁률이 5.99대 1에 그친 탓이다. 인벤티지랩의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3D 검사장비 기업인 펨트론 역시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며 희망 공모밴드(1만~1만1000원)를 밑도는 8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 청약 경쟁률은 14.6대 1을 기록했다. 주관사는 하나증권이 맡았다.
이밖에 임상 전문기업인 바이오인프라와 키즈 콘텐츠 기업인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은 각각 23, 25일에 청약을 진행한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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