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딸이 반찬통 몇 개를 들고 왔습니다. 바쁜 아이가 뭘 이런 걸 다 했느냐며 그냥 받아 두었습니다.그날 저녁 냉장고를 열었다가 손이 멈췄습니다. 통마다 작은 종이가 붙어 있었습니다.

반찬통에 붙은 작은 쪽지
종이에는 만든 날짜와 데우는 방법이 적혀 있었습니다. 짜지 않게 했으니 그냥 드시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글씨는 급하게 쓴 듯 조금 흘려 있었습니다. 바쁜 틈에 하나씩 붙여 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그 종이가 반찬보다 오래 눈에 남았습니다.

말로 하지 않은 걱정
딸은 걱정된다는 말을 직접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끼니를 챙기는 방식으로 마음을 전했습니다. 부모가 혼자 밥을 대충 먹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마음을 알아차리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말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받는 쪽에도 표현이 필요합니다
고마운 마음을 속으로만 두면 상대는 알 수 없습니다. 잘 먹었다는 짧은 연락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표현이 오가야 다음에도 마음이 이어집니다. 부담을 주지 않으려 참는 경우가 많지만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받는 쪽의 한마디가 주는 쪽의 힘이 됩니다.

반찬 몇 통에 담긴 마음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말없이 전해진 걱정은 뒤늦게 알아차리게 됩니다.오늘 자식에게 잘 먹었다는 연락을 한 번 해 보시면 어떨까요. 그 한마디가 다음 마음을 이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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