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투자증권이 장기계좌 중심의 위탁매매 재편 국면에서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앞세워 우위를 지키고 있다. 시장의 무게중심이 가격 경쟁에서 플랫폼·계좌 구조로 이동하며 연금·패밀리오피스 기반은 장기 고객을 묶어 두는 '락인(Lock-in)'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2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위탁매매 경쟁은 수수료 인하 국면이 사실상 종료되며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되는 단계에 들어섰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확대, 연금 저변 확대로 고객의 선택 기준이 가격에서 플랫폼·계좌 품질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객이 얼마나 오래 머무르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이는 곧 NH증권이 주목받는 대목이다. ISA·퇴직연금 등 장기계좌 부문은 꾸준히 업계 상위권이며 연금 적립금 규모도 경쟁사 대비 두터운 편이다. 장기계좌는 잔고 변동성이 낮고 이동 비용이 높아 고객 이탈률이 낮아지는 구조적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계좌 중심의 고객 기반은 수수료 경쟁 이후 국면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설명했다.
초고액자산가 시장에서도 NH증권의 입지는 견고해지고 있다. NH증권 패밀리오피스는 2021년 론칭 이후 약 4년 동안 200여 가문을 확보하며 업계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만 70여 가문이 새롭게 유입됐고 이 중 약 30%는 타사에서 자산을 이전한 고객이다.
안정적인 잔고 기반과 장기 운용 니즈가 맞물리며 위탁매매 부문에도 안정적으로 기여한다는 분석이다. 또 기업금융(IB) 인프라와 자산관리 역량이 돋보인다. 상속·증여, 가족법인·재단 설립, 가업승계, 자녀 교육 등 가문 단위의 복합 니즈를 하나의 체계에서 관리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NH증권 관계자는 "가문별 목표와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비재무 영역까지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 고객 기반이 두터운 만큼 국내외 위탁매매 실적도 견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확대에 따른 고객 유입, 국내 시장 반등 흐름이 더해지며 중개 관련 매출 기여도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대형 기술주 중심의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해외주식 거래 비중이 높아졌고 NH증권은 해외 ETF와 랩 등 관련 상품군에서도 고객 유입 효과를 누리고 있다.
다만 플랫폼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전면 개편하며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NH증권 역시 체계적인 디지털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가다.
회사는 해외주식 정보 접근성 강화, 주문 편의성 개선, 사용자 경험(UI·UX) 고도화 등을 중심으로 개편을 진행 중이다. NH증권 관계자는 "해외 투자 수요가 꾸준히 커지는 만큼 정보·속도·편의성 향상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해외주식 기반 트래픽 변화는 NH증권에게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기술주 중심의 거래 증가가 이어지면서 젊은층·적극투자형 고객 유입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들 고객군은 거래 속도·주문 안정성·개인화 정보 제공을 증권사 선택 기준으로 보고 있다. 향후 위탁매매 시장에서는 실시간 체결 성능, 개인화 알고리즘, 해외주식·ETF 통합관리 기능 등이 점유율을 가르는 요소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NH증권의 향후과제를 '균형'으로 요약한다. 한 리테일 업계 관계자는 "NH증권은 연금과 패밀리오피스라는 구조적 강점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며 "이 기반을 플랫폼 경쟁력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가 향후 시장 위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플랫폼 고도화가 본격화되면 장기계좌·고액자산가 고객과의 시너지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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