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햄버거 먹는 우리아이, 성적 떨어진다고요?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 등 정크푸드로 아침을 해결하는 것은 조식을 거른 것만큼 어린 학생의 수업 집중도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아는 부모는 많지 않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앤드류 마틴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학교심리학저널(Journal of School Psychology)을 통해 이런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건강식에 비해 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패스트푸드나 과자, 콜라 등으로 아침을 해결한 학생의 수업 집중도와 성적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아예 아침식사를 건너뛴 학생과 비슷한 수준의 집중력 저하가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연구팀은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5개 사립학교(남학교 2개교, 여학교 2개교, 공학 1개교)에 다니는 7~9학년(한국의 중학교 1~3학년) 학생 648명을 모아 아침식사를 먹는지, 그렇다면 어떤 음식을 주로 먹는지 물었다. 이어 이과 수업에 대한 동기부여나 자신감, 학습 집중도 같은 항목에 자체 평가해 답하게 하고, 강의 계획서 내용에 근거한 테스트도 실시했다.

자라는 학생들에게 건강한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수업 집중도나 성취감을 높이고 성적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아울러 연구팀은 호주 정부의 식사 지침에 따라 아침식사로 과일과 채소, 유제품, 물, 단백질, 통곡물 같은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빈도 점수를 작성하게 했다. 설탕이 든 청량음료와 가공육, 패스트푸드, 스낵, 과자, 빵 등 상대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아침식사를 하는 빈도도 조사하고 학생들의 아침식사 수준을 점수화했다.

그 결과, 건강한 아침식사를 한 학생은 이과 수업에 대해 동기부여가 강했고 성취감도 높았다. 연구팀은 이들이 이과 수업에 자신감을 갖고 집중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런 유형의 학생은 시험에서 더 높은 성적을 받는 경향이 있었다.

이와 달리 아침을 먹지 않은 학생은 동기 부여가 어렵고 수업 성취감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건강하지 않은 아침을 먹은 학생들 역시 아침식사를 거른 학생처럼 동기 부여와 성취감 수준이 떨어졌다.

정크푸드로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습관은 조식을 거르는 것만큼 학생의 학습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pixabay>

앤드류 교수는 “과거 이과 성적이 좋았던 학생이라도 아침을 먹지 않거나 건강하지 않은 조식을 먹으면 수업 집중도 및 성적이 떨어지고 성취감도 낮아졌다”며 “이는 건강하지 않은 아침을 먹는 것이 조식을 거르는 것만큼 학생에 좋지 않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올바르지 않은 아침식사가 학생의 수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구체적 이유는 아직 모른다”면서도 “몸과 마음에 적절한 연료가 공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업에 임하면 심적·육체적 스위치가 제대로 켜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침식사는 뇌와 각 장기, 근육이 하루를 시작할 에너지를 공급한다. 자녀가 아침식사를 하는 중요성은 많은 부모들이 인지하고 있지만, 아침식사의 질에 대한 이해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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