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 첫날 1위 찍은 그 영화

사진=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가능성이 거의 없는 약속 하나가 두 사람을 오래 붙잡아 둡니다. 비가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말이 전부였습니다. 2021년 봄 극장가에서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한 작품의 이야기입니다.

보내지 못할 줄 알았던 편지 한 통

2021년 4월 28일 개봉한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편지로 이어진 두 사람의 시간을 그립니다. 삼수생 영호는 어린 시절 기억 속의 한 사람에게 무작정 편지를 씁니다. 답장이 올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의 답장이 돌아옵니다. 그렇게 시작된 편지가 서로의 가장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됩니다. 얼굴을 모르는 상태로 쌓여가는 관계라는 설정이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사진=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강하늘과 천우희가 맡은 두 시간

강하늘은 매번 실패하면서도 버티는 청년 영호를 특유의 담백한 호흡으로 그려냈습니다. 천우희는 가족의 사정 속에서 자신의 시간을 미뤄두고 사는 인물을 연기했습니다. 두 사람이 한 화면에 함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지만 존재감은 끝까지 유지됩니다. 편지라는 형식 덕분에 목소리와 글씨가 중요한 연기 수단으로 쓰입니다. 두 배우의 조합이 작품의 정서를 결정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사진=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비라는 소재가 만들어낸 화면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작품에서 비는 단순한 날씨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비가 오는 날의 공기와 소리가 인물의 감정을 대신 설명하는 장치로 쓰입니다. 젖은 골목과 우산, 흐린 창문 같은 이미지가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음악도 감정을 밀어붙이기보다 한 발 물러서는 쪽을 택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호흡을 유지하는 멜로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사진=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어려운 시기에 거둔 박스오피스 1위

이 작품은 코로나19로 극장 관객이 크게 줄어든 시기에 개봉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출발을 알렸습니다. 이어진 첫 주말에도 정상을 지키며 입소문을 입증했습니다. 당시 극장가에 한국 멜로 신작이 드물었던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숫자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1위라는 기록은 분명하게 남았습니다.

사진=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봄비가 내릴 때 떠오르는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큰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극장보다 집에서 천천히 보기에 어울린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습니다. 편지와 기다림이라는 소재 덕분에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시 언급됩니다. 두 배우의 다른 작품을 본 뒤 찾아보는 관객들도 꾸준히 있었습니다. 조용한 한국 멜로를 찾는다면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입니다.

사진=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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