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한화의 KAI 인수 시도를 둘러싼 정부와 관계기관의 대응을 비판하며 상경 투쟁에 들어갔다. 노조는 국정감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KAI 노조는 14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전 조합원 상경 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조합원들이 한화의 KAI 인수 시도 반대와 정부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한화가 KAI 지분을 15.89%까지 확대하고 경영 참여를 공식화했지만 정부와 관계기관은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독립 경영 훼손과 방산 독과점 우려가 핵심 쟁점이다.

"18억원 컨설팅, 배경부터 밝혀라"
노조는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의 18억원 규모 컨설팅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5월 KAI 매각이나 지배구조 개편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불과 몇 달 만에 기업별 분석과 앵커기업 육성방안 등을 포함한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그 배경부터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사후 심사로는 공정경쟁 못 지킨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간이 기업결합 심사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한화 측 인사가 KAI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정보와 사업전략에 접근한 뒤 사후 심사를 진행한다면 독립 경영과 공정경쟁을 지키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방위사업청 역시 수직계열화에 따른 독과점 위험을 인식하면서도 실질적인 방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국정감사 증인으로 세워야"
노조는 공정위와 수출입은행, 방사청, 한화 관계자들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기업결합 승인 절차와 컨설팅 추진 배경, 경영 참여 계획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취지다. KAI는 KF-21 보라매와 FA-50, 수리온 등 국산 항공전력의 체계종합업체다. 지배구조 변동이 국내 항공방산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노조는 "김대중 정부가 만든 KAI, 이재명 정부가 답해야 한다"며 국가 전략산업의 미래를 단순한 지분 거래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청와대에 입장문을 전달하고 추가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KAI,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