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하원한 5세 아이까지 잡아가뒀다···트럼프 정부, 물불 안가리는 마구잡이 이민 단속
환경 열악한 텍사스 가족 구금시설 재개장도
“매일 추방 할당량 채우기 위한 무모한 법 집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네소타주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을 벌이던 중 2세, 5세 어린이를 구금해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민 당국이 지난해 수많은 청소년을 무차별적으로 구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비영리 매체 마셜프로젝트의 분석을 인용해 18세 미만 청소년 최소 3800명이 지난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구금됐다고 전했다. 이 중 유아 20명도 포함됐다.
미 국토안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개월간 가족 구금 시설에 수용된 인원은 3배 가까이 늘었다. 성인과 아동을 포함한 월평균 수용 인원은 지난해 10월 425명에서 지난달 1304명으로 증가했다. 비영리 매체 프로퍼블리카는 ICE가 체포된 아동 약 600명을 국경에서 구금된 미성년자를 수용하기 위해 건설된 연방 보호 시설로 보냈다고 전했다. 이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 4년 동안 보호 시설에 구금된 아동 수보다 많은 수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텍사스주 딜리에 있는 남부 텍사스 가족 구금 시설을 재개장했다. 2400명을 수용 가능한 이 시설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인 2014년 개설했으며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동안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이 구금 시설은 의료 서비스가 부족하고 기본적인 생필품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하는 등 열악한 환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3개의 산업용 창고를 매입해 대규모 구금 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에 따르면 일부 시설에는 가족용 숙소도 포함될 예정이다.
이민 단속 과정에서 부모가 추방되고 자녀는 구금 시설 또는 당국의 보호 시설에 남는 사례 등도 증가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민자 인권 옹호 단체와 변호사들은 당국이 가족을 분리해 수백명의 청소년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이같은 사례가 제대로 집계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민자 아동 보호단체 ‘키즈 인 니드 오브 디펜스’의 회장 웬디 영은 “지난 한 해 동안 많은 보호 조치들이 해체됐고, 아동 보호보다는 법 집행 목표에 더욱 부합하는 처벌 위주의 시스템으로 변화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최근 미네소타주에서 이민당국이 단속을 벌이던 중 미성년자를 구금하는 사례가 알려지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2살 난 에콰도르 출신 클로이 레나타 티판 빌라시스가, 지난달 20일에는 유치원에서 하원한 5살 리암 코네호 라모스가 ICE에 의해 붙잡혀 텍사스주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법원은 리암과 그의 아버지를 석방하라고 명령했고 이들은 이날 풀려났다. 클로이도 리암과 마찬가지로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리 비어리 텍사스 연방 서부지법 판사는 리암의 석방 명령을 내리며 “이 사건은 정부가 매일 추방 할당량을 채우기 위한 무모하게 법 집행을 추진한 것에서 비롯됐으며 심지어 아이들에게 트라우마를 주는 상황에서도 강행했다”고 말했다.
트리샤 맥러플린 국토안보부 차관보는 e메일을 통해 “딜리의 구금 시설은 가족 단위 수용을 위해 개조돼 이들의 안전, 보안 및 의료적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며 “당국은 가족을 강제로 분리하지는 않는다”고 WP에 답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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