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판매해 1억 벌려다가 10억 뱉는다…모조품 판매 처벌 기준은? [사사건건]
아이폰 케이블 모조품을 정품으로 속여 1억원의 수익을 챙긴 업자가 1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고스란히 뱉어내게 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 이석재 부장판사는 상표법 위반 혐의를 받는 남모(40)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10억8000여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이 부장판사는 △유명 온라인 시장에서 다수 소비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점 △장기간 다량의 위조품을 판매해 상당한 수익을 올린 점 △비슷한 범죄 전력 등을 감안해 이같이 판결했다고 밝혔다.

남씨는 재판에서 “물품 구입비, 택배비용, 세금 등을 공제한 순이익은 1억260만원에 불과하다”며 추징금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부장판사는 “범죄수익을 얻기 위해 범인이 지출한 비용은 추징금에서 공제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매출액 전부를 추징했다.
◆판매 기간·횟수·수익 고려…‘매출액’ 중요
유사사건과 비교해보면 재판부는 형량을 결정하는 데 있어 모조품을 판매한 기간·횟수·수익 등을 고려하되, 추징금을 결정할 때는 판매 수익보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법 형사2단독 박정홍 판사는 2021년 8월 상표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원과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478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약 1년간 해외 명품가방 모조품 65점을 밀반입해 SNS 등에서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상품들은 진품 시가 1억1600만원에 해당하며, 물품 원가는 약 964만원, 범칙시가는 1520만원 수준이다.
당시 재판부는 “모조품을 밀수입해 판매한 기간, 횟수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며 “다만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 실제 취득한 이익이 크지 않은 점, 초범인 점,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고 상당한 금액이 추징되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올해 6월에는 대구지법 형사2단독 이원재 판사가 유명 브랜드 상표를 위조한 제품을 국내로 반입한 혐의(상표법 위반 등)로 기소된 B(38)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씨는 지난해 5월23일 인천세관을 통해 루이비통, 프라다 등 유명 브랜드 상표와 유사한 상표가 붙은 의류, 액세서리 등 1500여점을 국내에 판매할 목적으로 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중국으로부터 위조 상품 2000여점을 들여오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이 판사는 “피고인이 침해한 상표권 수가 적지 않고, 신고하지 않고 수입하려 한 물품 수가 많다”며 “범행이 세관에 적발돼 위조 상품이 실제로 유통되지 않은 점, 위조 상품 상태가 상당히 조잡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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