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취소 속출 중..' 출고 2달 걸렸던 기아 EV3, 뜻밖의 근황 전해졌다
지난 6월부터 사전 예약에 돌입한 기아의 소형 전기 SUV EV3, 예약 개시 3주 만에 예약 실적 1만대를 돌파하며 쾌조의 시작을 보이는 듯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급형 전기차의 포지션으로 전기차의 진입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됐다.
기아가 공개한 납기표에 따르면 EV3는 지난달 출고에 2달가량 소요됐으나 9월에는 불과 5주면 출고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수요 저하와 더불어 지난 8월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화재 사고 이후 계약 취소해
아이오닉 5 할인에도 영향
납기표에 따르면 출고에 5주가 걸리지만, 계약 취소 물량이 늘어나면서 1주일 만에 출고가 이뤄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EV3를 8월 30일에 계약한 이후, 약 5일 만인 9월 4일 출고 예정일이 잡혔다는 사례도 있었다. 이와 함께 화재 발생으로 인해 불안해 계약을 취소했다는 이들도 속출했다.
현대차의 대대적인 전기차 할인 프로모션도 영향을 끼쳤다. 현대차는 한 체급 위 모델인 아이오닉 5에 할인을 진행해 왔다. EV3 사전 예약 개시 다음 달인 7월, 현대차는 조건에 따라 아이오닉 5에 재고차 할인 500만 원, 기본 할인 200만 원, 미국 충돌 안전 평가 우수 특별 할인 100만 원 등 조건 할인을 포함해 약 천만 원에 달하는 할인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8월 판매량 4천대 기록
신차 출시 효과 지속 여부가 관건
보조금까지 더해지면 3천만 원 후반대에도 아이오닉 5를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EV3 롱레인지와 실구매가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다. 실제로 아이오닉 5를 계약하기 위해 EV3의 예약을 취소했다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계약 취소 사례가 다수 쏟아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EV3의 판매량 자체는 상당히 높게 기록됐다.
지난 8월에만 EV3는 4,002대 판매량을 기록, 국산 전기차 중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의 1,439대 판매와 비교하면 현재까지 순조롭게 시장 공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판매량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출시 초기인 만큼 신차 출시 효과가 어느 정도 지속되느냐에 따라 성과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수요 저하 가속화된다
신차 출시 효과 사라질까 우려
이를 위해 현재 높게 기록되는 현재의 판매량을 꾸준히 이어갈 필요가 있지만, 전기차 시장의 침체는 가속화되는 분위기이다. 기아의 또 다른 전기차 EV6는 8월 599대, EV9은 92대 판매를 기록했다. 두 모델은 7월에 각각 1,344대와 161대가 판매됐다. 특히 EV6는 판매량이 절반 이상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는 7월, 전기차 전체 판매량이 5,618대에서 8월에는 소폭 증가한 6,102대를 기록했다. EV3 신차 투입을 했음에도 극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될 경우, EV3의 신차 효과가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기차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 속에서 향후 EV3의 성과에도 주목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