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또 與 만찬, 그런데 한동훈은 없다”...당정 공식 해명에도 국힘 내부 ‘어수선’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4. 10. 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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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제외한 원내지도부 등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이 다시금 어수선한 분위기다.

2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만찬에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등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여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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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3번 중 韓 불참 2번…참석 땐 독대 불발
추경호 “통상적 행사”…정치권 해석에 선긋기
韓 아무 말 없지만, 與 일각에선 “눈치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제외한 원내지도부 등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이 다시금 어수선한 분위기다. 대통령실 등의 해명에도 당정 갈등이 더 악화할 수 있단 우려가 국민의힘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2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만찬에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등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여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및 간사들이 참석한다. 대통령실이 10명 안팎(대통령 포함), 국민의힘이 30명 내외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외 당 대표인 한 대표는 만찬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날 자리는 매년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통령이 여당 원내지도부와 관계자를 초청해 격려하는 차원이라는 게 당정의 공통된 설명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독대 재요청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행사가 공개된 것을 두고 ‘당 대표 패싱’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친한(親한동훈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이날 만찬에 대한 불만·아쉬움이 묻어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대통령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제가 알기로 이날 행사는 준비한 지가 좀 됐다. 급하게 잡은 자리도 아니고, 또 (만찬의) 목적이나 성격도 한 대표를 반드시 모실 이유는 없다”면서도 “다만 보이는 이미지가 꼭 그런(일부러 배제한) 것 같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인사도 “대통령께서 (한 대표의) 독대 요청도 안 받아주시면서 굳이 한 일주일 만에 또 만찬을 하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한 대표와 독대 자리를 먼저 하시고, 만찬은 국감(국정감사)이 다 끝나고 하셨으면 어땠을까”라고 짚었다.

만찬이 원내지도부의 요청으로 처음 기획됐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면서 당정 갈등론이 확대될 소지가 보이자 참석자인 추 원내대표는 “통상적으로 하는 행사”라고 일축했다. “누가 건의하는 게 중요하냐. 자연스럽게 (이뤄진 자리)”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해석이 붙는다’는 질문을 받은 뒤 “(정치적) 해석을 하지 말라”고 강조하며 “여러분은 왜 정치적으로 대단한 게 있다고 (해석하냐)”고 되물었다. 자신과 윤 대통령과의 독대 여부에도 “독대 안 한다”고 강조했다.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광화문 월대 앞 무대에서 국군 장병들에게 격려의 말을 한 뒤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 대통령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의 설명과 추 원내대표의 강경한 어조에도 여러 해석이 온전히 사그라지지는 않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참석자들이 도리어 한 대표 눈치를 보게 돼 불편해졌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고 귀띔했다. 야권에서는 ‘김건희특검법 표 단속 만찬’이란 비판이 나왔다.

앞서 지난 24일 이뤄진 대통령실 주관 만찬에는 한 대표가 참석했으나, 윤 대통령과의 독대가 불발됐다. 국민의힘이 김여사 특검법 등으로 연일 야권의 집중포화를 받는 상황이었기에 독대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대통령실은 “별도 협의 사안”이라며 사실상 거절했다.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를 앞뒀던 지난달 8일에도 국민의힘 일부 최고위원 및 중진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도 한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에도 대통령실은 기존에도 대통령과 정계 인사, 단체장들과의 만남이 수시로 있었다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잇따른 만찬을 둘러싼 여러 해석 외에도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지난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유튜브 채널에 한동훈 당시 대표 후보를 공격해달라고 요청한 녹취까지 최근 공개됐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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